이통 3사 CEO, 현대HCN 인수 의지 공식화적정 가격 둘러싸고 매도자·원매자 간극 여전수조원대 5G 투자 부담… M&A 순항 '불투명'
  • ▲ (왼쪽부터) 구현모 KT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신사 CEO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왼쪽부터) 구현모 KT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신사 CEO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대HCN 매각 본입찰이 일단락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에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A(인수합병) 성사 여부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만큼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참가를 선언했지만, 매각 가격의 눈높이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한 현대HCN 매각 본입찰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모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앞세워 참여를 확정했다. 

    각 사 수장들은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신사 CEO 간담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현대HCN을) 인수하면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합리적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사장은 "현대HCN이 도심에 위치해 있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그동안 검토를 해왔고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SK텔레콤, KT와 달리 당초 본입찰 참여 여부가 불투명했던 LG유플러스까지 인수 경쟁에 가세하면서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95%인 현대HCN 인수 여부에 따라 SK텔레콤은 2위 사업자로 도약이 가능하며,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위·2위 사업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다만 M&A 핵심 요소인 매각 가격에 대한 매도자와 원매자 간 시각차로 인해 매각 순항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현대HCN 매각을 추진 중인 현대백화점그룹을 비롯해 이통 3사 모두 매각 가격과 관련해선 여전히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선 현대백화점그룹의 희망 가격과 1000억~2000억원의 가격 눈높이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매각이 진행된 LG헬로비전(구 CJ헬로), 티브로드의 가격을 고려할 때 적정 수준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시각차는 이통사들의 자금 부담과도 직결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한 차례 유료방송 M&A를 진행하며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를 위해 8000억원대 현금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력 후보자로 떠오른 SK텔레콤의 경우 티브로드 합병 시 현금 유출이 적었던 만큼 자금 조달에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올해 5G 인프라 구축 등에 수조원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이통 3사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발맞춰 오는 2022년까지 5G 인프라 구축 등에 최대 25조 7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현대HCN의 재무건전성과 영업이익률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유료방송시장 매물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통 3사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가치에 대한 현대백화점그룹과 이통사 간 시각차가 얼마나 좁아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