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기주총 주주 900여명 몰려"SK하이닉스는 좋은데" … 주가 비판 봇물기술력 제고·트럼프 리스크 대책 질문도경영진 연신 사과 "가시적 성과 내겠다"
  • ▲ 19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많은 주주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삼성전자
    ▲ 19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많은 주주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삼성전자
    “작년 7~8만원 하던 주가가 지금 5만원을 벗어나지 못한지 한참 됐습니다. SK하이닉스나 이런데는 주가도 좋고 한데 어떻게 주가를 올릴지에 대한 대책을 가지고 있으신지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삼성이라는 타이틀을 믿고 참고 기다렸는데 … 귀신도 모르는 게 주가라지만 너무 하락해서, 언제쯤 제 궤도에 오를지 궁금합니다”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는 주주 900여명이 참석해 경영진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과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몇 년째 주총 단골질문으로 이어져온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7~8만원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5만원 대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주가 흐름에 대해 주총 의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주가가 주주님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지난 한해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주요 제품이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가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당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부회장은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사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지난해 11월 자사주 10조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래 1차 매입은 3조원의 소각을 올해 2월에 시행했다. 나머지 2,3차 매입 분도 상당 부분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가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임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 2024년 임원들의 성과급에 대해 주식 보상 제도를 처음 도입했고, 내년부터 직원들에게도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직원 주식 보상 제도 도입시 직원들의 소속감과 만족감을 높여 회사의 미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한 부회장의 설명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당사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는 주가 회복의 가장 확실한 열쇠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과 기술 경쟁력 회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올해 반드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은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피해로 반전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장에 자사 제품들을 전시해 사업 계획을 알리는데 집중했다ⓒ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장에 자사 제품들을 전시해 사업 계획을 알리는데 집중했다ⓒ삼성전자
    또한 기술 경쟁력과 관련한 질책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현재 삼성전자의 오늘의 위기는 현 경영진의 글로벌 인재 영입에 실패한 데서 온 것”이라면서 “우수한 인력 영입 뿐 아니라 앞으로 보유하고 있는 인력을 해외로 뺏기지 않고 글로벌 인력을 얼마나 삼성이 흡수해서 운영할 수 있을지 대안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종희 부회장은 “임금 격차 부분에 대해 대안을 갖고 많은 노력 중에 있다”면서 “특히 기술 유출의 위력을 방지하기 위해 리텐션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화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한 주주의 “미국 관세 인상이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 미국 투자에 어떤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대선 전부터 미국발 관세 이슈에 따른 경영상 부정적인 영향을 대비하는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를 예의주시하며 즉각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관세 장벽을 슬기롭게 헤쳐 나아가겠다”면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당사의 글로벌 공급망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인수합병(M&A) 계획 관련한 주주의 질문에 한 부회장은 “지난해 미래 성장을 위해 여러방면으로 지속적인 M&A를 추진해왔지만, 아쉽게도 대형 M&A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반도체 분야는 주요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승인 이슈도 있어 M&A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드시 성과를 이뤄내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관련 조직을 갖추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안건으로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
  • ▲ 주총장에 등장한 오케스트라ⓒ삼성전자
    ▲ 주총장에 등장한 오케스트라ⓒ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