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유동성 위기 해소 총력비주택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신사업 발굴재무 건정성 회복…회계·금융 전문가 선호 현상
  • ▲ 삼성물산 제61기 주주총회ⓒ삼성물산
    ▲ 삼성물산 제61기 주주총회ⓒ삼성물산
    주요 건설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했다. 올해 건설사 주총에선 신사업 확대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주택사업을 벗어나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겠단 전략이다. 여기에 일부 건설사들은 신임 이사로 재무전문가를 영입하는 분위기다. 재무전문가 영입으로 유동성 위기를 하고 회계·금융 자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20일 현대건설, 24일 DL이앤씨, 25일 GS건설, 26일 HDC현대사업개발 등이 연이어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주요 건설사들의 신사업 확대다. 정관변경을 통해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우선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61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승인했다. 해당 안건에는 사업목적 추가의 내용을 포함했다.

    삼성물산은 주총에서 목적사업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 지원, 수탁사업 및 관련 서비스업 △통신판매중개업 등 3가지를 추가했다.

    이는 신사업 추진에 따른 것이라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수소 발전 및 부대사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한 것은 수소 사업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또한 수소·암모니아 관련 트레이딩 투자 등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의약품 관련 신사업의 경우 기존에 추진하던 바이오 라이프 사이언스 관련 바이오 펀드 투자, 공동 R&D 참여 등 관련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통신판매중개업도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홈 플랫폼 '홈닉'에 이어 상업용 빌딩 관리용 플랫폼 '바인드'(Bynd)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 ▲ 서울 시내 한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현대건설도 오는 20일 예정된 주총에서 정관 사업 목적에 수소에너지사업을 추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 따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다. 

    현재 현대건설은 전북 부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조성 중이다. 2025년 5월부터 본격적인 수소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통신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친환경·고효율 모듈러 주택 공급을 확대와 B2C시장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행보로 읽힌다. 

    GS건설은 지난 2023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한 바 있다.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활용해 모듈러 단독주택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주요건설사들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새 사외·사내 이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오는 25일 정기 주총에서 신임 사외 이사로 정석우 고려대학교 회계학 교수를 선임한다. 정석우 후보는 한국회계학회 회장을 역임한 회계학 교수로 현재 KB증권과 SK네트웍스의 사외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오는 24일 정기 주총에서 김생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 이사로 선임한다. 김 CFO는 한양대 경영학 학사를 취득한 재무전문가다. 

    코오롱글로벌도 오는 26일 정기 주총에서 정연기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을 사외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정 위원은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금융계에 30년간 몸담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와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나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며 "유동성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재무 건전성이 중요한 만큼 회계·금융쪽 인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이번 주총의 특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