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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지난주 발표 예정이었던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금번주로 미뤄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업계서 의견이 분분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본입찰 참가 기업 중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 우선협상자로 떠올랐지만, SK텔레콤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 연기로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HCN은 당초 지난 23일 우선협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업계는 SK텔레콤보다 KT스카이라이프를 유력 우선협상자로 꼽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5000억원대 후반에서 6000억원대 초반대로 인수가를 써냈다는 전언이 돌면서 일찌감치 KT스카이라이프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일부 매체에선 KT스카이라이프의 선정을 확실시하는 보도들이 잇따르며 관련 분위기에 힘이 실렸다.
현대HCN의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초 6500억원 규모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희망가를 상회하는 가격은 원매자들 모두 써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KT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와 영업이익 감소세 속 해당 인수전은 생존을 위한 독자적 행보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러한 절심함이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낸 원동력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발표가 금번주로 미뤄지자 업계에선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선 KT스카이라이프 공익성 여부를 놓고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서 찬반 논쟁이 가열, 관련 논의 역시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회는 KT스카이라이프의 공익성 여부를 문제삼아 케이블TV 업체 인수를 반대해왔다.
지난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딜라이브 인수에 나섰던 KT스카이라이프에 공공성 논란을 제기, KT에 KT스카이라이프 지분 매각을 요구한 바 있다. 결국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케이블TV 인수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잇따른 M&A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공공성 확보 방안에 대한 여야의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 속 21대 국회서 관련 논란이 또다시 점화될 수 있다.
때문에 KT스카이라이프가 높은 인수가를 불렀다고는 하나, 국회와 정부 M&A 심사시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KT스카이라이프는 모기업 도움없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외부에선 여전히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전면에 내세워 유료방송 M&A 시장에 나섰다는 주장이 상존한다. KT의 시장 독과점 우려가 지속 제기되며, 사실상 KT의 몸집불리기 '꼼수'가 아니냐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과 현대백화점그룹간 '빅딜' 가능성 등 SK텔레콤이 물밑 경쟁에 막판 속도를 낸 것이 아니냐도 관측도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매각 주관사로 'CS(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그룹은 화장품 원료 회사인 SK바이오랜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SK바이오랜드의 모기업인 SKC 역시 '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에 재계에선 매각 주관사인 'CS'를 교집합 삼아 양그룹간 '빅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서 태광그룹과 티브로드 합병계약 체결 당시 현금거래가 아닌 주식교환 방식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빅딜을 통한 주식교환 방식으로 비용 처리의 최소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냐, KT스카이라이프냐를 놓고 업계서 많은 추측들이 오가며 시장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본 입찰 이후 2주 가량의 시간이 지난만큼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적으로 어느정도 우선협상자의 윤곽이 그려진 상태라고 본다. 비교적 빠른 발표로 회사 내부 동요와 시장 혼란을 최소화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03% ▲딜라이브 6.1% ▲CMB 4.7% ▲현대HCN 4.1%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