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코스피는 당분간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3~17일) 코스피 지수는 2200선 돌파와 상승분 반납을 거듭하다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2201.19로 마쳤다. 종가기준 2200선을 돌파한 것은 5개월여 만이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2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증시 상승 동력이 약해지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다. 증권가가 제시한 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100~2200선이다. NH투자증권 2100~2200선, KTB투자증권 2120~2200선 등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상승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겼다"며 "미국 코로나19 일간 신규 확진자 최고치 경신,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에 따른 정책 재료 소진 등 주식시장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6월 소매판매 역성장 실망감, 미국 추가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6일 발표된 중국의 2분기 GDP는 3.2%로 블룸버그 컨센서스 2.4%를 상회했으나 6월 소매판매가 –1.8%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미국 의회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3조5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은 1조3000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준비하는 등 간극이 큰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산업 중심이며 소비자 심리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 약화와 미국 추가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7월 경제지표 부진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21일 한국의 7월 수출지표를 시작으로 24일 미국와 유럽의 7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정됐다"며 "미국 경제지표는 6월 코로나19의 재확산 영향으로 전월대비 부진할 수밖에 없다. 이는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증시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불안심리를 자극할 변수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높아진 눈높이로 인해 서프라이즈 모멘텀에 대한 금융시장 민감도는 낮아지고,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가 나올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감,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감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들어 상승폭이 컸던 주식들의 모멘텀 약화 가능성을 감안해 NH투자증권은 2차전지·핸드셋·자동차 등 성장주와 경기민감주의 바벨전략을 추천했다.
다만 경기민감주의 일시적인 강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실적에 따른 주도주의 약진 추세를 바꾸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미래 성장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주도주가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런 점에서 내주 발표될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가 중요한데, 테슬라를 제외하면 이들 기업은 모두 전년보다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 기존 주도주의 추가 강세를, 반대로 실적이 부진하면 속도조절과 함께 경기민감주와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