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토종 인프라펀드 KB발해인프라펀드, 2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공모 물량 20% 축소했으나 미달 사태…하반기 IPO 대어 실망감 확대KB자산운용 사모 인프라펀드 및 KB증권 주관…그룹 차원 '전전긍긍'
  • 이번 주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KB발해인프라)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발해인프라는 국내 첫 토종 인프라펀드이자 KB증권, KB자산운용 등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앞선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참패하면서 상장 후 주가 흐름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발해인프라는 오는 29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지난 2006년 설정된 KB발해인프라는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 인프라펀드로, 맥쿼리인프라에 이은 두 번째 공모 인프라펀드이자 국내 첫 토종 인프라펀드다. 유료 도로와 터널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KB국민은행과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내 기관이 1조1900억 원을 출자해 조성됐다. 주요 투자 대상으로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서울 용마터널, 수원 외곽순환도로 등이 있다.

    KB발해인프라는 앞서 이달 8일부터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99대 1을 기록,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에 KB자산운용은 주관사단과 협의해 공모 예정액을 2000억 원(2380만9524주)에서 1600억 원(1904만7620주)으로 20% 축소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일반청약에서도 경쟁률은 약 0.26대 1에 불과했다. 전체 공모금액 1600억 원 가운데 960억 원을 일반청약으로 모집하려 했으나, 청약증거금을 120억 원 모으는 데 그쳤다.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한 건 지난해 3월 한화리츠 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향후 3년간 공모가(8400원) 기준 7.74%의 배당수익률을 제시했으나, 시장 분위기가 침체에 빠짐과 동시에 해당 펀드가 생소한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PO 시장이 극심한 부진에 빠진 데 이어 얼어붙은 부동산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점도 복합적으로 악영향을 끼쳤다"라며 "인프라펀드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점도 흥행 참패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모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물량을 제외한 실권 물량들은 인수·주관 계약에 따라 KB증권과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주관사단이 각각 60%, 25%, 15%씩 떠안게 됐다. 

    업계는 KB발해인프라펀드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모가 기준 7% 이상 분배율이 지급되는 구조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최근 증시 상황과 새내기주 주가가 부진한 점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좋지 않은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KB발해인프라펀드는 다수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이 집중된 공모주인 만큼, 업계와 투자자들은 상장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KB발해인프라펀드는 KB국민은행, KB자산운용, KB증권 등 KB금융 계열사들의 역량이 모인 집합체"라며 "KB금융그룹 차원의 사활이 걸린 공모주인 만큼 반드시 흥행에 성공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IPO 시장에선 방산기업 엠엔씨솔루션을 비롯해 오름테라퓨틱, 온코닉테라퓨틱스·벡트·아스테라시스 등이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이밖에 디비금융제13호스팩은 오는 2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