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5903억, 전년비 52.3% 줄어판매 급감에도 고부가차 확대로 수익성 방어하반기 내수서 GV70 등 출시, 美선 제네시스 투입해 판매 모멘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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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글로벌 팬더믹 상황 속 수요가 급감하며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

    일각에선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커 내부에선 여전히 방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 차량 판매 확대, SUV 비중을 높이면서 3분기 불확실성을 돌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영업이익이 5903억원을 기록했다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3% 감소한 실적이다.

    이 외 ▲판매 70만3976대 ▲매출액 21조8590억 원 ▲경상이익 5963억 원 ▲당기순이익 3773억 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에 따른 주요 시장에서의 이동 제한 조치 시행,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었다"며 "이에 따라 판매 및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화 약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 ▲개별소비세 인하, 노후차 교체 지원 등 국내 시장의 세제 혜택 효과 ▲GV80, G80 등 신차 판매 호조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수익 감소를 소폭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하반기 GV70 등 신차 투입해 내수 공략 박차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 신차를 투입해 내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김상현 재경본부장은 "상반기 내수 시장은 코로나19에도 정부 세제 혜택으로 해외 시장과 달리 수요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당사는 고객 눈높이에 맞는 신차 출시로 해외 판매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 차량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고부차 차량 판매 비중은 지난해 50%에서 올 상반기 60%로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이뤄나가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올 하반기 내수 시장은 개소세 인하로 안정적인 수요 흐름이 예상된다"며 "더 뉴 싼타페를 시작으로 신형 투싼, GV70, G70 부분변경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판매 성장과 손익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며 "수익성 제고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가동중단으로 판매 감소가 불가피했다"며 "그럼에도 SUV 판매 비중을 50%까지 확대했고, 내수 판매를 늘리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車시장 하반기 완만한 회복 전망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우한폐렴)로 위축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올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원 현대차 상무는 “하반기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판매 규모는 지난해 대비 20%가량 줄어든 308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다만 이 같은 예측은 코로나19 여파가 3분기 중 정점을 찍고, 내년께 백신 개발이 성공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원 상무는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과 중국, 유럽 시장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신흥국의 위축 정도가 더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시장이 지난해 수준까지 회복되는 데는 3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코로나19 충격에 순수 전기차의 성장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소비자의 구매력 위축, 일시적 환경 규제 완화 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SUV 선봉' 하반기 美 판매목표 35만대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 미국 판매 목표를 35만대로 수립했다고 밝혔다.

    김상현 재경본부장은 "미국 내수 급감에도 팰리세이드, 베뉴 등 SUV 판매확대로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0.3%p 개선된 4.3%를 기록했다"며 "이런 판매 호조와 믹스 개선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는 인센티브를 감안하더라도 평균판매가격(ASP)을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하반기엔 물량과 손익을 최적화해 수익 개선 추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하반기 미국 판매 목표는 상반기 대비 25% 증가한 35만대로 수립했다. SUV 비중도 60% 이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미중 2차 갈등 등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G80, GV80, 아반떼 등 신차 중심으로 미국 시장 판매 모멘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하반기 인도 시장에 신형 i20 등 투입… "비대면 채널 강화"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 판매 회복을 위해 신형 i20를 투입하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한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하반기 인도 시장에 신형 i20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신형 크레타와 베뉴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 전무는 “시장 수요 회복에 탄력적 대응을 가져갈 것”이라며 “디지털 플랫폼 클릭 투 바이 역량을 확대하고 농촌 지역 공략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신흥국 중 인도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보이고 있다. 2분기 현대차의 인도 판매대수는 2만800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77.7% 감소했다.

    다만 신흥국은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 선진 시장 대비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구 전무는 “특히 인도와 브라질은 2분기 중 국가봉쇄령이 장기간 이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소비자 구매력이 약해졌고, 자칫 다시 경제 활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2030년 유럽서 대형 수소트럭 점유율 12~15% 목표

    현대차가 2030년까지 대형 수소전기트럭의 유럽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서호준 상용친환경해외사업팀 팀장은 "앞으로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은 대형트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2030년 유럽의 경우 약 20%로 6만대, 미국은 5%로 1만5000대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미국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로 대형 상용 친환경차 의무 판매비중이 30~50%로 발표돼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인 유럽 시장 점유율 목표와 함께 차량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밝혔다.

    서호준 팀장은 "수소 대형트럭은 2030년 기준으로 유럽에서 12~15%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스위스 진출에 이어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으로의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 팀장은 이어 "앞으로는 우선 대형트럭 세그먼트 내 라인업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며 "시내 경형·광역버스를 개발하는데 이어, 장기적으론 고속버스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