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완전 자율형 AI 파일럿 목표유무인복합해 차세대공중전투체계 확보AI 기술 개발 위해 산학협력과 투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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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글로벌 미래 전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인공지능(AI) 파일럿 개발에 뛰어들었다. KAI는 미래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 투자를 약속하며 연구 및 기술 개발에 나선 것.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4월 미국 공군은 실제 하늘에서 사람이 아닌 ‘AI 파일럿’과 현역 파일럿이 F-16 전투기로 도그파이트(dogfight)로 불리는 근접전을 진행했다. 혹시나 안전 상황에 대비해 인간 조종사 2명이 AI 파일럿의 전투기에 탑승했지만 한번도 안전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미국은 오는 2028년까지 AI 파일럿이 조종하는 전투기 1000대를 실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질세라 글로벌 방산 선진국들도 AI 파일럿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AI 파일럿은 기존 무기체계 혁신을 넘어 국방비 절감, 병력 보호, 효율적인 전투수행을 목표로 한다. 해당 시스템은 비행 시 전략적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며 주변 무인기 제어는 물론 고도화된 연산능력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러 변수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임무를 수행한다.사람의 제어가 필요 없이 AI 파일럿 스스로 상황을 분석하고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기존 유인 전투기보다 과감하고 정교한 비행이 가능한 것도 기술 개발을 앞당긴 주된 요인이다.KAI는 2030년 완전 자율형 AI 파일럿 전투체계 개발을 목표로 단계적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현재 자체 투자를 통해 1단계 초기 지능 단계 개발에 착수했다. 작년 1단계에서 상용드론을 통해 장애물 회피 등을 실증했다. 올해 2단계에는 다목적 무인기(AAP) 축소기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오는 2026년까지 차세대 다목적 무인기에 탑재해 초기 자율비행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며 2027년 유무인 편대 비행, 표적식별, 회피비행 등 반자율 비행에 돌입한다. 최종적으로 2030년 자율 제어 수준(ACL) 7단계를 목표로 무인 전투기가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완전 자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KAI 관계자는 “점진적으로 유무인 협업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고 수리온, 미르온, KF-21, 다목적 수송기, 저궤도위성 등의 유무인복합체계와 연결해 미래전장 환경을 대비한 차세대공중전투체계(NACS)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NACS의 핵심이 될 AI 파일럿 기술 개발은 KAI의 미래융합기술원 소속 AI 항전 연구센터에서 맡는다. 주된 연구 분야는 AI 파일럿과 고장예측 알고리즘 등 AI 기반 항공·우주 및 미래 공중전투체계로 KAI는 AI파일럿, 빅데이터, 자율·무인 등 핵심 기술개발에 1025억원을 투자했다.더불어 KAI는 작년 11월 국내 AI 솔루션 기업 ‘펀진’에 133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며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로써 AI 파일럿과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특히 KAI가 추진 중인 AI 기반 전술개발·훈련용 모의 비행 훈련체계 사업을 위해 서울대학교와 ‘국가항공우주 및 국방과학기술 분야 상호교류 협력’ MOU를 체결하고 가상 환경에서 대규모 훈련이 가능한 AI 시뮬레이터 고도화 및 AI 가상항공기 설계 등을 협력하고 있다.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은 미 공군연구소,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AI 파일럿 기술을 개발해 2023년부터 F-16 전투기에 AI를 탑재해 실증하고 있다. 이에 KAI도 자체 투자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강구영 KAI 사장은 작년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대학교와 연구소, 방위산업체 등에서 AI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정작 이를 하나로 모아 시험할 테스트 베드(신기술 시험 플랫폼)가 부족하다”라며 “테스트 베드 마련과 타국의 AI 기술이전 장벽 극복 등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