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 선방 속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LG화학, 배터리 투자 성과 본격화… 글로벌 1위 위엄'실용주의' 기반 사업재편 변화 계열사 실적 이끌어
  • ▲ 구광모 LG그룹 회장ⓒLG
    ▲ 구광모 LG그룹 회장ⓒLG
    LG전자와 LG화학이 지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이목이 집중된다. 올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탓에 어려움을 예상한 시장 예측을 보란듯이 상회하며 LG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업계에서는 구광모 LG 회장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동차전장부품, 프리미엄 제품 등 미래 먹거리 육성도 견조한 실적 달성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화학은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이뤄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8338억원, 영업이익 4954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년 연속 1조5000억원을 상회했다. 

    2분기 및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역대 최대인 12.2%, 13.1%를 나타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7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적 달성은 가전사업이 이끌었다. 이번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LG전자에서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부문은 시장 예상치를 1000억원 이상 훌쩍 뛰어넘는 62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선두 기업의 힘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특히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 제품 판매량이 크게 확대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도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프리미엄 가전 등을 중심으로 한 매출 확대로 전년 수준의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도 저유가 영향으로 석유화학부문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자동차 전부 부문에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이는 등 2분기 ▲매출액 6조9352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전분기와 대비해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77.7% 증가했으며 전년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31.5%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8.2%로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LG화학 CFO 차동석 부사장은 "2분기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내부 효율성 제고 및 차별화된 역량을 한층 강화해 시장 기대치 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수율 정상화와 고정비 절감으로 구조적인 이익창출 기반을 마련한 것이 큰 의미"라고 말했다.

    3분기에는 자동차 전지 유럽향(向) 출하량 확대,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과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LG그룹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전략을 주목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계열사의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임 2년을 맞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본격적으로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광모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5개 주요 계열사에 잘하는 사업은 투자에 집중하고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사업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통해 전자 분야에서는 LG전자가 '생활가전'을 통해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도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올해 1~5월 글로벌 누적점유율 24.2%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주도 및 실적도 흑자전환하며 고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구 회장은 미래 사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7월에는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에 이어 9월 LG화학의 미국 자동차 접착제 회사 유니실 인수, 2019년 4월 LG화학의 미국 듀폰 솔루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인수 등 M&A(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취임 직전에는 1조4440억원 규모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업체 ZKW 인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외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와 인재 채용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자동차전장부품, 프리미엄 제품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서서히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긍정적인 사업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