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전지 수익성 회복… 3분기 만에 매출 1조 돌파 전망'캐시카우' 전자재료, 반도체 편광필름-OLED 수요 증가 기대도
  • ▲ 삼성SDI. ⓒ연합뉴스
    ▲ 삼성SDI. ⓒ연합뉴스
    "우려했던 ESS(에너지저장장치) 및 원형전지 사업부는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정상화를 숫자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전통적 성수기 효과로 폴리머전지 수요 회복과 전자재료 부문의 반도체 및 OLED 재료 성장이 예상됩니다. 전기차(EV) 배터리의 경우 폭발적 성장을 통한 흑자전환기 기대됩니다." (최보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2.8% 줄어든 삼성SDI가 하반기에는 글로벌 EV 시장 수요를 업고 전년대비 151% 성장이라는 극적인 시나리오를 쓸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삼성SDI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9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5.7%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부터 전기대비 성장세를 보였으나, 전년대비 기준으로는 약세를 보였던 영업실적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의 13배 수준인 2756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작년 4분기의 경우 특수소화시스템 등 ESS 화재 대책에 소요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하반기 영업이익은 467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860억원에 비해 1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2760억원에서 42.8% 줄어든 157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성장이 아닐 수 없다.

    같은 기간 외형 성장세도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률도 △1분기 2.25% △2분기 4.05%에 이어 △3분기 6.63% △4분기 7.58%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는 중대형 전지의 수익성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고 소형 폴리머가 회복될 전망이다. 전자재료는 반도체와 OLED 소재 위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자동차 전지의 중요한 환경 변화로 6월부터 유럽 주요국이 EV 보조금을 상향했고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PHEV)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유럽 주도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ESS는 주요국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며 국내에서도 안전성 강화 조치 이후 수요 정상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1조2124억원 이후 3개 분기 만에 매출 1조원 돌파를 예상하기도 한다.

    소형전지 중 폴리머는 상반기 부진을 딛고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고객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예정돼 있고 TWS용 코인셀(무선이어폰 동전형 배터리) 공급을 시작할 것이다.

    원형은 E바이크, E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의 고성장세에 맞춰 중출력 제품의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EV용의 경우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EV 배터리 판매량이 전년대비 20% 감소하는 과정에서 삼성SDI의 상반기 EV 배터리 매출은 54%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배터리 부문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해 내년 실적 기여가 확대될 전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다소 잠잠했던 EV용 배터리가 하반기에 본격 매출 증가하면서 전사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PHEV, EV 신규 모델이 출시되고 유럽 EV 지원정책 확대 영향으로 하반기 EV용 배터리 매출액은 상반기대비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 삼성SDI 천안사업장. ⓒ연합뉴스
    ▲ 삼성SDI 천안사업장. ⓒ연합뉴스
    전자재료 부문도 서버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세와 중국 고객사향(向) 편광필름 물량 확대, 계절적 성수기 진입 효과에 따른 OLED 소재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OLED 소재는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및 TV 수요가 증가하며 그린호스트와 P도판트 모두 공급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편광필름의 경우 국내 LCD 패널업체의 사업 중단으로 매출 증가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중국 내 점유율 증가 및 대형 TV 비중 확대 등이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이후를 더욱 기대하기도 한다.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에 한 단계 발전된 Gen5 배터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해 하이니켈 NCA 양극재가 적용되며 실리콘 복합체 음극활 물질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조립 공정인 스태킹 방식을 통한 에너지밀도 극대화와 함께 수익성도 동시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 말 완공 예정인 테슬라의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공장은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EV 라인업 확장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각국 정부들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그린뉴딜 기조를 강조하면서 EV 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책 전략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며 "의심할 여지없는 EV 시장 확대로 삼성SDI 중대형 전지 부문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최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5586억원, 영업이익 1038억원의 2분기 영업성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2조4045억원에 비해 6.4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572억원에서 34.0%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1602억원에서 476억원으로 70.2% 급감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4조9561억원, 영업이익 1577억원의 영업성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4조7085억원에 비해 5.25%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2760억원에서 42.8% 감소했다. 순이익은 2180억원에서 484억원으로 77.7%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