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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서울에 앞으로 3년간 13만5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1만5000가구쯤 늘어난 수준이다. 논란이 됐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를 제외하고는 보전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공급되는 신규 주택은 상당 부분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채우기로 했다. 오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0만 가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협의에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오늘 발표할 주택공급 방안에는 예상보다 많은 공급물량이 담길 것"이라며 "신규 주택공급의 상당수는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늘어난 주택공급이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며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모든 정책으로 대응해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투기를 근절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분기점이 되는 날"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강화하는 부동산 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홍 부총리는 "주택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다"면서 "태릉 골프장을 검토하되, 그 밖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공공분양과 관련해 "일반분양은 물론 무주택자와 청년을 위한 공공분양과 장단기임대가 최대한 준용되도록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는 앞선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른 '전세 공급 감소와 전셋값 상승' 우려에 대해 신규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며 "주거복지로드맵 이행으로 오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0만 가구를 확보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전체 임차가구의 25%쯤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은 "서울 아파트공급은 앞으로 3년간 연 4만5000가구 수준으로, 기존보다 연 5000가구쯤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택공급이 필요하다. 군 부지와 이전기관 부지 등 신규 택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노후단지의 고밀도 재건축 등을 통한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당정은 그동안 △수도권 재건축 용적률 상향 △지역 유휴부지 활용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을 포함해 '10만+α' 규모의 추가 공급 계획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서울시 준주거지역의 재건축 용적률을 기존 400%에서 500%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기부채납은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조합이 땅 등을 무상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는 대신 용적률이나 건물 층수 혜택 따위를 받는 방식이다.
특히 서울시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2013년부터 고수해 온 '아파트 35층 층수 제한'을 깰 것으로 보여 송파구 잠실 등지에 50층 이상 올라가는 재건축 아파트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또한 도심 역세권이 몰려 있는 준주거지역에 대해 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를 100% 부여해 주택 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