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재정동향 8월호, 법인세수 대폭 감소 전년比 13.5조 ↓소득세·부가세·관세 줄줄이 주는데 정부지출은 31.4조 증가올 상반기만 나라빚 65.1조 늘어… 하반기 세수 더 줄 가능성
  •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박성원 사진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박성원 사진기자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증세에 나선 가운데 올해 세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간한 월간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상반기 국세수입은 13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조3000억원이 줄었다. 세수감소폭만 보면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가장 많이 줄어든 부문은 법인세다. 법인세는 지난해 같은기간 42조8000억원이 걷혔지만 올해는 29조3000억원으로 무려 13조5000억원이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생산감소와 해외수출 차질 등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72조2000억원이 걷힌 법인세가 올초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을 감안해 7조8000억원이 덜걷힌 64조40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세수는 더 적었다. 이에따라 정부는 3차 추경을 추진하면서 법인세수 예상치를 더 낮춰 58조5000억원으로 내려잡은 상태다. 지난해 대비 19%(13조7000억원)가 떨어진 수치다.

    소비 위축과 수출입 감소로 소득세는 3조7000억원, 부가가치세는 3조5000억원 각각 감소했고 관세도 6000억원 줄었다.
  •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박성원 사진기자
    세수는 줄었지만 지출은 더 늘었다.

    6월까지 정부 총지출은 316조원으로 전년보다 31조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사회보장성 기금에 쏟아부은 예산이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한 각종 고용안정지원금 등으로 고용보험기금 등 각종 기금들이 동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업수당, 재해보상금 등이 포함되는 이전지출이 지난해 193조6000억원에서 223조원으로 29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면서 정부 실질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6월 관리재정수지는 110조5000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기금수입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90조원이었다.

    적자를 반영한 6월말 기준 중앙정부채무는 764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말 699조원에 비해 65조1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박성원 사진기자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세수감소에도 3분기 경기반등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연말 세금 수입은 정부 예상치를 더 하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본예산에서 올해 전체 국세수입을 292조원으로 예상했지만, 1~3차 추경을 거치면서 11조4000억원 줄어든 279조700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코로나19 경제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 부가가치세, 관세, 소득세에서 추가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예산정책처가 예상하는 올해 총 국세수입은 276조7000억원으로 3조원이 차이난다. 같은 지표를 활용해 분석하는 정부와 예산정책처의 예상치가 차이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정부는 올해 취업자수를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판단하며 노동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3분기 이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여러 지표상 8월인 지금도 경기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가 다소 낙관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