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에서 ‘실증지원센터’로 후속사업 추진5곳 병원 지정해 연간 18억 수준 지원이 핵심 윤승주 고대 플랫폼센터장, “개별 병원 지원책 보다 융합 가능한 체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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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차산업혁명에 발맞춰 헬스케어 성장의 일환으로 의료기기 관련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실적인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일부 병원을 지정해 지원금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고 융합형 모델을 만드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1일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수행기관으로 의료기관 5곳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센터별 연간 18억원 내외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이 사업은 혁신의료기기와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개발제품을 중심으로 보험등재와 신의료기술평가 등 인허가 획득 이후의 시장진입에 필요한 실제 사용 데이터 축적에 집중해 지원이 이뤄진다.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를 통해 경쟁력 있는 국산 의료기기가 사업화에 그치지 않고 시장진출과 구매까지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선행사업인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2014~2020년)’의 순차적 종료에 따른 후속사업으로 분류된다.기존 사업은 삼성서울병원, 단국대병원, 전북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 고대구로병원, 가천대길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건양대학교병원(사업 추진 순서, 일부병원은 2022년까지 진행) 등 10곳으로 각각 연간 1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이를 통해 총 2800건의 제품 상담(컨설팅), 347건의 전임상‧임상시험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의료기기 품목허가 108건, 기술이전 27건, SCI(E) 논문 238건, 특허 148건의 성과를 창출했다.이처럼 표면적 성과는 그럴싸하지만 개발된 의료기기가 의료기관의 구매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병원별로 기업과 협력체계를 형성해 연구개발에 매진했으나 분절적 구조의 한계에 놓였다.문제는 후속사업인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역시 이러한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형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료기기 사업화 과정의 한계, ‘유기적 협력’ 생태계 조성 과제의료기기 개발 및 사업화 과정은 그 절차가 복잡하고 엉켜있는 부분이 많다. 실제로 업체와 병원을 묶는다고 해도 각 전문적 영역을 벗어나면 한계가 보인다. 시제품 출시부터 건강보험 코드 등록, 마케팅 및 유통까지 신약개발과 비교해 다소 영세하고 견고하지 못한 절차들이 즐비해있다.결국 여러 장애요인들을 줄여가려면 분절적 형태의 지원사업이 아니라 통합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윤승주 고려대안암병원 의료플랫폼상생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의료기기 관련 범부처별 지원방향이 설정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복지부 주도의 사업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각 지자체별 사업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현 시점 중요한 부분은 부처별 의료기기 관련 사업의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의료기기 관련 지원사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그는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사업도 선행사업과 마찬가지로 병원별 센터를 지정해 지원금을 주는 것이 관건이 된다. 이러한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을 묶고, 기업들을 묶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복지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이번 사업에 지정될 5개 센터는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애초에 지원구조 자체가 개별적 형태를 띠고 있어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윤승주 센터장은 “개발된 의료기기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전주기 지원과 융합형 사업모델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사업화를 위한 유기적 협력체계와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