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노이벡 쿠르마파트너스 파트너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 계속 커질 것"피하주사제형→경구제·마이크로니들 제형 변경해 시장성 확대 전망도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수요 대응 위한 생산시설 확보 속도
  • ▲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 캐피탈인 쿠르마파트너스의 피터 노이벡 파트너가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 및 투자시장의 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 캐피탈인 쿠르마파트너스의 피터 노이벡 파트너가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 및 투자시장의 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비만은 경제생산성 손실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200개 이상의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앞으로도 각광받을 것이다. GLP-1 치료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바이오코리아2024에서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 캐피탈인 쿠르마파트너스의 피터 노이벡 파트너는 이 같이 말했다.

    현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비만 치료제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 및 투자시장의 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GLP-1은 2005년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상용화돼 이제 20년 정도 사용 중이다.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 용량을 달리 설정함으로써 심장·신장질환, 암, 근골격계 질환, 골관절염, 수면무호흡증,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의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노이벡 파트너는 "아직 GLP-1에 대한 관심도에 비해 당뇨병 치료제가 아닌 비만 치료제로 임상개발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앞으로 연구개발될 여지는 더 많다"면서 "체중 감소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멀티 모달리티(치료기법)로 어떻게 개발이 확대될지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존 피하주사제형의 비만 치료제 제형을 변경함으로써 시장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대웅테라퓨틱스의 이부용 팀장은 "기존 피하주사제는 냉장 유통해야 하고 유통기한이 짧다는 단점이 있으며 경구(먹는)제형은 복용 편의성이 높고 유통의 편의성이 장점이지만 생체이용률(BA)이 1% 이하여서 피하주사제 탑재 용량의 수십배의 약물을 탑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웅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니들 제형의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팀장은 "마이크로니들 제형이 주사제와 경구제 시장의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 위고비(위쪽)와 젭바운드.ⓒ각사
    ▲ 위고비(위쪽)와 젭바운드.ⓒ각사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비만 치료제 생산시설 확보 총력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올 1분기 비만 치료제로만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10억3500만크로네(2조17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삭센다(성분 리라글루타이드)와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만으로 연 매출 8조원 이상이 보장된 것이다.

    후발주자 일라이릴리도 올 1분기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 티어제파타이드)로 매출 5억1740만달러(70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해 시장성을 확장하고 있는 단계에 있음에도 분기 기준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비만 치료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두 회사 모두 비만 치료제 공급 확대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2월 지주사 노보홀딩스를 통해 지난해 글로벌 매출 4위를 차지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캐털란트를 인수하며 삭센다와 위고비 생산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의료기기업체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의 CDMO 자회사 파테온 등을 위고비 생산파트너로 맞아들였으며 11월에는 덴마크 내 400억크로네(4조7612억원)를 투자해 2029년까지 생산시설 증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일라이릴리도 최근 미국 내셔널 리질리언스 및 이탈리아 BSP파마슈티컬스와 CDMO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넥서스 파마슈티컬스의 주사제 생산시설을 인수하며 젭바운드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독일 서부지역에 25억달러를 들여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주사제 제조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