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탱해온 쇼핑·케미칼 부진에 칼 빼들어최고위급 임원인사 단행… ‘신동빈-송용덕-이동우’ 新체제 완성지주, 14~17일 휴무… 팀장급 임원 20여명 거취 '복귀 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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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1967년 창립 이후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사의 양대 축인 유통·화학부문이 극심한 실적부진에 빠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퇴진하는 등 인적쇄신에 나섰다.
앞으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룹 고위임원이 교체되며 후속 인사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추진하는 파격인사는 이제 막 시작됐다는 분석이다.롯데는 지난 13일 갑작스러운 최고위급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40년 롯데맨 황각규 부회장은 용퇴를 결심했고, 그의 빈 자리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이 내정됐다. 기존 ‘신동빈-황각규-송용덕’ 3인 대표 체제가 ‘신동빈-송용덕-이동우’로 바뀌게 된 것이다.롯데그룹은 그간 매년 추석 이후 임원평가를 실시해 크리스마스 즈음 인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올해는 직면한 백척간두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4개월여 이르게 인사를 단행했다.재계는 이번 임원인사를 두고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물갈이 인사의 신호탄으로 판단한다. 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물산 ▲렌탈 ▲액셀러레이터 등 계열사 대표가 대거 교체됐지만, 아직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롯데지주 팀장급 임원 등의 인사이동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지주 임원 20여명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절박함과 신동빈 회장의 위기의식이 중첩된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롯데그룹을 지탱해온 쇼핑·케미칼의 부진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에서의 사업환경 악화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며 롯데그룹의 시가총액은 올해만 7조~8조원 가량 줄었다.이 상황에 롯데지주가 2017년 설립 후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도 임원·조직규모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는 지주 팀장급 임원 20여명 중 상당수를 계열사로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롯데지주는 그룹의 생존전략을 짜왔던 과거의 역할 보다는 계열사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재정비될 계획이다.롯데지주는 14일부터 임시공휴일인 17일까지 나흘간 휴무한다. 이에 따라 팀장급 임원 20여명이 거취는 휴무가 끝난 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롯데 관계자는 “회사 설립 53년 만에 가장 위기상황을 맞이했다”며 “이번 인사를 계기로 조직에 긴장감이 조성돼 하루 빨리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지난 13일 인사에서는 중앙대 출신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롯데물산 대표로 이동한 류제돈 지주 비서팀장(전무)은 중앙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후임 비서팀장로 발탁된 정영철 상무 역시 같은 학교 국문학과 출신이다. 이동우 사장이 지주로 자리를 옮기면서 하이마트 대표로 선임된 황영근 전무 역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