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숙고→수락… 최태원 상의 회장 내달 결정5대그룹 첫 회장 기대… 제조·IT 두루 경험김승연·신동빈 전경련 회장 유력 후보
-
재계 맏형들이 경제단체 수장들로 나선다. 국내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 회장은 최태원 SK 회장이 사실상 결정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김승연 한화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유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지난해부터 꾸준히 차기 상의 회장 물망에 올랐던 최 회장은 최근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만 상의 회장의 강력 천거와 재계의 요청을 두루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사→숙고→수락'의 과정에 시간이 걸렸지만 현상황에서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기업들의 입장 대변과 정부와의 소통에 거는 기대가 크다.박용만 회장은 이런 이유 등으로 지난 1년간 최태원 회장의 마음을 돌리는데 공을 들였다.
최 회장은 SK그룹을 20여년간 이끌며 ‘재계 맏형’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5대그룹 총수 중 가장 긴 시간 그룹을 이끌었고, 60년생으로 선후배 기업인들의 가교 역할을 맡기에 적당하다.
서울상공회의소는 다음달 초 열릴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지금까지 5대그룹 총수 중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인물은 아직 없다. 현 정부 들어 대한상의가 제1경제단체로 부상한 데 이어 최태원 회장이 상의 회장을 맡으면 현재 위상과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재계 관계자는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과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어느 정도 비슷한 만큼 큰 무리 없이 경제단체 수장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최 회장은 제조업과 IT 신사업을 두루 경험해 여러 산업의 고충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어, 이 부분의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경련 차기 회장도 관심이 쏠린다. 10년간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두달여 남짓 남았다.‘1순위’로는 김승연 회장이 꼽힌다. 그는 1991년부터 30년간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해왔다. 또 다음달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기에 걸림돌이 없다.하지만 한화 측은 큰 실익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경제단체 수장직을 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신동빈 롯데 회장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전경련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1983년부터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는 등 양국 민간 경제계의 가교 역할을 맡아왔다. 신 회장은 양국 경제계를 누구 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 적임자로 떠오르고 있다.다른 재계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 역시 박용만 회장처럼 후임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