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물량 기준 LG 넘어서… 韓 따라잡기 성큼LG전자, 13년만에 점유율 10% 밑으로… 북미-유럽 감소 영향OLED 세대교체 LG 공백 노리는 中업체들 '코로나19'로 기회잡아
  • ▲ IFA 2019 TCL 전시관에서 8K TV를 대대적으로 비치한 모습. ⓒ장소희 기자
    ▲ IFA 2019 TCL 전시관에서 8K TV를 대대적으로 비치한 모습. ⓒ장소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 코로나19에도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는 가운데 중국의 TV 제조사 TCL이 빠른 속도로 뒤를 쫓고 있어 주목받는다. 올 2분기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일찌감치 끝난 중국에서 수요를 대폭 늘리며 물량 기준으로 LG전자를 넘어서 글로벌 넘버2 자리에 올랐다.

    LG전자는 LCD에서 OLED TV로 구심점을 옮기는 과정을 이어오다 중국업체들의 막대한 물량 공세에 자리를 내주고 프리미엄TV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의 TCL은 TV 판매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 12.7%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LG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TCL은 지난 1분기에는 점유율이 9.2% 수준이었지만 2분기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며 점유율을 12.7%로 높일 수 있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9.8%에 그쳤다.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3년 간 LG TV는 수량 측면에서도 삼성에 이은 확고한 2인자로 10%대 초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만큼 올 초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확산이 LG전자 TV사업에 상당부분 타격을 줬다는 해석이다. 특히 LG전자가 올레드(OLED)와 같은 대형 프리미엄 제품들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영향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와 유럽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에 해당하는 지난 1분기 말부터 현재까지도 확산세가 가장 맹렬한 대표적인 곳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슷한 시장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가 판매 수량이나 금액 측면으로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단순히 코로나19 주 피해 지역이 판매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량 기준으로 글로벌 점유율 19%, 금액 기준으로는 3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실적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TCL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던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사실이다. TCL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해 확산되기 시작한 1분기에만 해도 수량 점유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는데 2분기 이를 13% 가까이 끌어올렸다. 2분기는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대응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며 확산세가 사그러든 시점이기도 하다.

    결국 LG가 이미 몇 해 동안 진행하고 있는 LCD에서 OLED로의 TV사업 구도 전환이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변수를 맞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과거 대비 LCD TV 판매에도 힘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주력 제품이자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TV 판매가 주춤해졌다는게 LG에게도 뼈 아픈 현실로 보인다.

    실제로 LG 올레드TV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판매량이 꺾인 상황이다. 올 2분기 기준 LG 올레드TV는 31만7000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7.6% 줄었다.

    올 상반기 코로나 이슈를 겪으면서 중국업체들의 한국 TV 따라잡기는 더 강력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들의 강점인 가성비 높은 LCD TV를 막대한 물량으로 쏟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독주를 막기 위한 기술적 도전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더구나 LG의 경우 OLED TV를 더 빨리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목표가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LG의 TV사업 구조 전환 과도기에 중국업체들이 시장 구도를 재편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는 점이 상당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