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당기순이익 3865억원…채권매각손익 제외 시 ‘1399억원 적자’최근 몇 년간 채권 매각으로 순이익 방어…이자수익은 계속 ‘감소’
  • ▲ ⓒ교보생명
    ▲ ⓒ교보생명
    교보생명이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채권 매각으로 상반기 실적 감소폭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등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부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8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이는 올해 초 코로나19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급락하면서,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크게 늘어나서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을 가입한 가입자에게 보험금과 환급금을 주기 위해 마련된 금액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추가적립액을 쌓아야 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실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까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8436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1조1540억원까지 늘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채권을 팔아 5264억원의 매도가능금융자산 처분손익을 거뒀다. 이러한 사정은 경쟁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비슷한 상황이다. 두 보험사 역시 올 상반기 매도가능금융자산을 매각해 각각 3566억원, 4775억원의 처분손익을 거둬 순이익 감소를 상쇄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고금리의 채권이 다수 매각됐다. 채권투자 수익은 이자수익과 채권 매각에 따른 채권매매차익 등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고금리 채권의 경우 매년 큰 이자수익을 보장해,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만기 도래 전까지 매각하지 않은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순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권 매각을 결정하며, 향후 줄어들 이자수익도 함께 감수했다.

    교보생명의 올 상반기 이자수익은 6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자수익이 2.2% 감소했다. 채권을 포함해 매도한 금융자산은 9조2328억원이다. 

    특히 교보생명은 최근 몇 년간 기업공개(IPO) 상장을 둘러싸고 재무적투자자(FI)와 갈등을 겪으면서, 계속해서 고금리채권을 매각해왔다. 현재 국내 생보업계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출산율 저하 및 노령화로, 시장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법적 분쟁 중인 FI를 달래기 위해선 고금리 배당을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고금리 채권 매각을 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3조원 이상 매도가능금융자산을 처분해왔다. 이를 통해 각각 2171억원, 1937억원, 3595억원의 처분손익을 얻었으며, 순이익은 6111억원, 4852억원, 52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경우 매도가능금융자산 처분손익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1617억원에 불과하나, 지급된 총배당금은 1538억원에 이른다.

    또 매년 배당성향도 16.77%, 21.12%, 29.50%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변액보증준비금 전입액이 확대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줄었다”며 “2분기 증시반등으로 기적립한 준비금이 상당부분 환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