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연속 순가입자 증가세'자급제 확대·이통사 결합할인 상품' 한몫알뜰폰 허브 개편·도매대가 인하 등 하반기 기상도 '맑음'
  • ▲ LGU+ '참 쉬운 가족결합' 상품 이미지ⓒLGU+
    ▲ LGU+ '참 쉬운 가족결합' 상품 이미지ⓒLGU+

    저물어가던 알뜰폰 시장에 '호황'의 기운이 들고 있다. 지난달 1만건에 육박하는 가입자 순증으로 올해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8월 다른 통신사로의 번호이동은 39만 9660건으로, 이 중 6만 1624건이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했다. 반면, 알뜰폰을 이용하다 통신 3사로 넘어간 사례는 5만 1715건으로 나타났다. 결국 알뜰폰이 총 9909명의 가입자를 뺏어온 셈이다.

    지난 6월에는 5128명, 7월에는 6216명 늘었다. 알뜰폰 업계는 3개월 연속 가입자 증가세를 보였다며 하반기 지속적인 가입자 순증을 기대하고 있다. 

    ◆'자급제 모델 확대·이통사 결합할인 상품' 한몫…코로나19 여파도

    업계는 하반기 5G투자를 위해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마케팅비를 축소한 것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통신사들의 지원금 축소로 이용자들은 자급제 모델로 고개를 돌렸고, 여기에 제조사들이 자급제 모델을 확대하면서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자급제폰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이나 오픈마켓 등에서 공기계 형태로 판매하는 단말기로, 자급제 모델을 구입해 알뜰폰 요금제로 손쉽게 가입·사용 가능하다.

    특히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20의 자급제 물량이 시장에 크게 풀리면서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가 올 최대 증가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노트20 출시 첫주 개통량의 15%가량이 자급제 모델로 알려졌다.

    통신사를 포함한 알뜰폰 사업자들 역시 자급제폰 구매 고객들을 타깃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LG헬로비전은 휴대폰 할부와 반값 요금을 결합한 '원스톱' 상품 '약정 없는 휴대폰 할부'를 출시했다. 24개월 할부에 무약정으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참 쉬운 가족결합' 상품을 알뜰폰 고객에게까지 확대했다. 기존 해당 결합상품엔 알뜰폰이 제외됐었는데, 알뜰폰 가입자까지 혜택을 넓혔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 U+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U+ 알뜰폰을 함께 이용하면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기존 가족 구성원 중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던 고객이 더 저렴한 U+ 알뜰폰으로 바꿔도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에 소비자들이 큰 메리트를 느꼈다는 평가도 나온다.

  • ▲ 알뜰폰허브 메인 페이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알뜰폰허브 메인 페이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도 팔 걷었다…도매대가 인하 등 하반기 성장도 '맑음'

    올 하반기에도 알뜰폰의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로 업계는 정부의 초당적 지원책을 꼽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일부터 알뜰폰 종합포털 '알뜰폰허브(알뜰폰.kr)'를 전면 개편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소비자가 ▲16개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제를 손쉽게 비교해 맞춤형 통신요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바로 이어서 '자급 단말기' 등 자신에게 맞는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가계통신비 경감의 최고 조합인 '알뜰폰+자급폰' 결합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아울러 5G 망도 알뜰폰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도매 제공토록 올해 11월 내로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도매대가를 음성 및 데이터 각각 전년대비 20% 이상 인하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LTE 및 5G 요금제 수익배분 대가도 낮춘다.

    국민카드, 롯데카드, 우체국카드와 제휴해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를 출시, 알뜰폰 가입자도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1만원에서 최대 1만 5000원 이상의 할인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허브 입점 사업자를 지속 확대해나가는 한편, 카카오페이, 패스(PASS)앱 등 비대면 인증수단을 알뜰폰 허브에도 적용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 지원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활성화 대책으로 알뜰폰이 통신3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도약과 실질적인 경쟁 주체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알뜰폰을 활용, 통신비 부담을 경감시켜 가계생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시장 난립 및 점유율 공고화" 우려도

    그러나 일각에선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대기업 사업자들의 시장 난립 및 점유율 공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로 사실상 정부의 '1통신사 1알뜰폰' 원칙이 깨졌다. 기존 통신사들의 추가 알뜰폰 시장 진출도 점쳐진다.

    실제 KT스카이라이프는 이번달 알뜰폰 사업 개시를 목표로, 과기정통부에 알뜰폰 사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사업자 변경등록을 신청했으며, 과기정통부는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사업계획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KT 내 알뜰폰 계열사인 KT엠모바일이 존재하지만, 스카이라이프 가세로 가입자 및 점유율이 상승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도 '리브엠'이라는 알뜰폰 브랜드를 내놓고 온라인에서만 상품을 판매해 왔다. 최근엔 오프라인으로도 판로를 확대,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등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결합상품을 내놓기 쉽지 않지 않은 상황 속에서 대기업들이 다양한 결합 상품으로 기존 사업자들이 7~8년간 모집한 가입자들을 한 번에 털어넣으려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2014년 국내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시 각 사업자별로 1개 알뜰폰 계열사만 소유할 수 있는'1통신사 1알뜰폰' 소유 원칙을 행정 지도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그 원칙이 깨지며 통신사들의 관련 시장 난립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의 경우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여서 통신사 외 다른 분야 사업자들 역시 관련 시장에 우후죽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활성화 정책은 물론,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정책도 실현화해 중소 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