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수익성 저하 현실화코로나19 확산에 가계·기업대출 수요 폭발자본비율 규제 기준 상회하나 하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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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금융지주사들의 자본적정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악재가 길어지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권 수익성이 점차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출 규모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어 자본비율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사의 6월 말 기준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68%, 12.26%, 11.17%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 대비 0.26%포인트, 0.28%포인트, 0.21%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6월 우리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이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21조8000억원 감소한 탓에 자본비율 상승효과를 봤다.

    그러나 3월 말 기준 총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작년 말보다 각각 0.12%포인트, 0.12%포인트, 0.14%포인트 하락했다. 상승 효과 제외 시 하반기에도 자본비율 하락이 점쳐진다.

    실제 은행부문의 대출(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고 있고, 저금리 상황으로 인해 충분한 이자이익(자본)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자본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반면 대출규모는 8.4% 증가했다. 

    현재 금융지주사들의 자본비율이 완충 자본을 포함한 규제 비율을 웃돌고 있다고 해도 수익성 하락과 대출 증가가 맞물리며 자본비율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치인 0.5%까지 내려가면서 순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핵심 영업부문의 수익성 저하가 현실화하고 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진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올해 가계 및 기업대출 수요는 폭발하는 상태다. 8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원으로 1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8월 한 달에만 12조원 가량 급증하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불확실한 금융시장을 감안할 때 대출규모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지주사들의 자본적정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지주사가 최근 주가 하락을 완화하기 위해 배당 등 자본지출을 확대한 점도 자본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은행주 저평가가 지속하고 있어 지주사의 자본지출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이 큰 점도 우려된다.

    8월 중순경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이후 최근 1개월간 은행주는 코스피 대비 계속 초과 하락하고 있으며, 이 기간 초과 하락 폭은 7%포인트를 웃돌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은행주는 지루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반등을 기대했으나 감염병 확산에 따른 충당금 증가 우려와 각종 규제 이슈가 주가 반등을 제한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