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한다며 3.4조→5.56조 늘리고도 또 1000억 더 달라공개된 집행내역 1조 채 안돼…나머지 5조 자료공개 거부 이유는?빚내서 마련하는 추경, 소요재원 파악 위해 세부집행내역 제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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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등을 명분으로 올 한해 편성한 예비비가 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조원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18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발행한 '4차 추경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본예산에서 예비비 3조4000억원을 편성한데 이어 3차 추경까지 2조1600억원을 더 늘린 5조56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또는 예산초과지출에 충당하기 위해 계상하는 돈으로 사용목적을 지정하는 목적예비비와 별도 목적 지정 없이 일반재원으로 사용가능한 일반 예비비로 나뉜다. 정부는 1차 추경 당시 코로나19 방역 및 검역 대응을 하겠다며 예비비 1조원을 늘렸고, 3차 추경에서 1조1600억원 추가로 늘렸다.문제는 5조5600억원이 편성된 예비비를 그동안 어디에 썼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유례없는 장마와 태풍 피해에 추경이 필요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예비비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구체적인 사용내역이나 잔액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내년 결산국회에 총괄명세서를 제출하기 때문에 올해는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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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그동안 예비비를 활용해 추진한 방역과 민생지원 신규사업 예산은 9357억원으로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등에 대한 생활지원 및 손실보상에 5186억원으로 썼고, 격리 및 치료비에 1296억원, 검역·검사 비용에 332억원을 사용했다.나머지 4조6000억원의 사용처는 밝히지 않은채 정부는 4차 추경에 또다시 1000억원의 추가 재원을 요구했다. 향후 코로나19 장기화와 기타 긴급소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최소소요를 반영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은 사실상 전액 국채 발행으로 충당한다. 7조5000억원 국채 외에 3000억원의 중소기업진흥 채권도 포함되지만 이역시 공공부채다. 예비비가 이미 충분한데 추경때마다 나랏빚으로 정부 쌈짓돈을 늘리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이에 대해 예정처는 "남은 10~12월간 예비비 소요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존 예비비 집행 세부내역이 필요하다"며 "각각의 집행 규모와 사유를 파악해야 관련된 일반예산 추가 확보여부를 확인하고 전체 소요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예비비는 기밀성이 필요한 특수활동비와는 취지가 다른 예산"이라며 "추경안의 타당성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기존 집행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