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재건 등 주주 요구 목소리 높아삼성 안팎 위기감 고조 … 주총에 관심 집중이 회장 주총 메시지 낸 적 없어 … 리더십 복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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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 계열사 임원들에게 위기 극복을 위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도 높은 질책에 나서면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이 회장의 쇄신 청사진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이 회장이 주총에서 메시지를 내지 않은지는 이미 수년 째지만 삼성 위기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은만큼 이 회장의 리더십 복귀를 외치는 목소리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18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주들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회장에 취임한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열렸던 2023년 정기 주총이나 2024년 주총에서도 본인 이름으로 따로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올해 주총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 실적 악화를 중심으로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만큼 그 어느 때보다 주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돼 예년과는 다른 주총 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매해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던 한종희 부회장과 더불어 이 회장도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특히 이 회장이 지난 달 말부터 진행되고 있는 임원 세미나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질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들을 위한 자리에서도 이 회장이 쇄신을 약속하는 언급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졌다.이 회장은 임원 세미나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최후 통첩에 준하는 수준으로 현재 삼성의 위기 상황에 임원들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장은 메시지를 통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전해지며 "경영진부터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책임 출처를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재계에선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들을 두고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나 '애니콜 화형식'에 준하는 이재용 식(式) 쇄신안이라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만큼 현재 삼성의 위기 상황이 엄중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복합 위기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에 이 회장도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이 회장의 뼈 있는 발언에 주식시장도 반응했다. 이 회장의 지적 발언이 알려진 전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5.3% 오른 5만76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 넘게 상승해 마감하는 건 올 들어 처음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주주들과 시장은 이 회장의 강도 높은 쇄신책 요구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더라도 정기 주총 자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올해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불발되고 그룹 콘트롤타워 재건도 어려워진 상황에 대한 주주들의 원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삼성전자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6년 여 동안 비등기이사로 경영활동을 이어왔지만 한계가 컸고 안팎에서 다시 등기이사로 책임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햇수로 10년째 이어지는 사법리스크 영향으로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주총 안건에도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못했다.삼성전자는 오는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 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