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동박 세계 최초 양산업계 평균 대비 5~8년 기술력 앞서한국기록원,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 인증증설 이어 동남아-북유럽 진출 연내 마무리…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준비 완료도
  • ▲ 김자선 SK넥실리스 동박생산팀장이 정읍공장 내 5공장 증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SK넥실리스
    ▲ 김자선 SK넥실리스 동박생산팀장이 정읍공장 내 5공장 증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SK넥실리스
    "SK넥실리스의 동박 제조 기술력은 세계 최고입니다. 업계 평균을 5~8년 앞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세계 최고 기술력에 걸맞는 국내외 생산시설을 확보해 글로벌 넘버원 동박 제조사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

    SKC는 22일 SK넥실리스 정읍공장 프레스투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동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할 생산능력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 생산시설 입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와 관련해 연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용 동박은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로, 음극집전체 역할을 하는 10㎛(마이크로미터) 안팎의 얇은 구리막이다. 얇을수록 한정된 배터리 공간에 많은 음극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지의 고용량화, 경량화에 유리하다.

    얇은 동박을 적용하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IT 기기를 보다 가볍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드론용으로도 유리하다. 드론의 경우 하늘에 떠야 하는 특성상 가벼운 소재와 사용시간 증대가 강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동박은 티타늄으로 만든 드럼(음극)과 양극 사이에 황산구리 용액을 공급하고 직류전기를 흘려보내 만든다. 드럼의 속도와 전류의 세기에 따라 두께가 달라지는데, 드럼을 빨리 돌리면서 전류를 약하게 하면 얇아진다.

    얇으면 얇을수록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한 만큼 모든 업체가 얇은 동박을 만들어내려고 하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얇을수록 잘 찢어지고 주름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길이와 폭 면에서도 늘어날수록 결함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께뿐만 아니라 길이와 넓이도 중요하다. 당장 SK넥실리스 입장에서는 고객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고객사 입장에서도 길이가 긴 제품을 공급받는 편이 유리하다. 제품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롤을 덜 교체하게 돼 교체로 인한 로스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제품이 넓을 경우 같은 시간에 생산해 낼 수 있는 양이 증가하는 만큼 원가 절감은 물론, 고객사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SKC의 투자사 SK넥실리스는 이러한 동박을 세계에서 가장 얇게, 가장 길고 가장 넓게(Thinnest, Longest & Widest) 생산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졌다.

    실제 최근 한국기록원(KRI)으로부터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로 국내 최고 기록을 인증 받았다. 지난해 6월 3박4일 동안 두께 4.5㎛, 폭 1.33m의 동박을 56.5㎞ 길이로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SK넥실리스의 기술력은 업계 평균을 5~8년가량 앞섰다는 평을 받는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6~8㎛ 두께의 동박을 생산하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3년에는 6㎛ 두께의 동박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2017년에는 5㎛ 동박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4㎛ 동박을 30㎞ 길이로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성능면에서도 차별화된 동박을 생산한다. 배터리는 반복적으로 충·방전하면 전극이 수축, 팽창을 거듭해 배터리가 변형되거나 전극이 끊어져 성능이 떨어진다.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동박의 물성이 매우 중요하다.

    SK넥실리스의 경우 지속적인 수축, 팽창에도 유연하게 견딜 수 있도록 도금액의 조성, 첨가제 종류, 도금 온도 등 각종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박의 연신율을 두 배 이상으로 높이고 인장 강도도 1.7배가량 높여 배터리 제작 공정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주름이나 접힘 문제를 개선했다.

    동박 제조공정에서는 강도를 높여 불량률을 낮추고 전지화가 된 후에는 고연신이 되도록 해 충·방전에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7월 '2019 IR52 장영실상' 가운데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 ▲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 ⓒSK넥실리스
    ▲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 ⓒSK넥실리스
    SK넥실리스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생산능력은 3만4000t가량으로, 전지박 기준으로는 글로벌 톱 수준이다. 다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25년까지 연 평균 28%, 배터리시장은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SKC의 투자사로 새롭게 출발하고 4월 새 사명으로 출범한 SK넥실리스는 빠르게 2400억원 규모의 5~6공장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5공장은 2021년 7월, 6공장은 2022년 1월 준공이 목표다.

    두 공장이 모두 준공될 경우 SK넥실리스의 생산능력은 약 5만2000t으로 증가한다. 특히 두 공장 모두 올해 상업가동을 시작한 4공장과 같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데 최적화한 최신 설비를 도입한다. 4공장의 경우 기존보다 더 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개선했다.

    동박의 길이와 폭을 극대화시키려면 공장이나 창고 등 구축물이 생산된 동박을 거치, 보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KRI 인증 역시 현재 기구축된 공장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폭과 길이가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SK넥실리스는 글로벌 증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 여러 지역의 투자 후보지를 대상으로 부지, 용수·전력공급 등 입지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동박의 경우 구리선 등을 재가공하는 만큼 원재료의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반면에 전력을 필요로 하는 용해공정과 제박공정 등을 거치는 만큼 전기요금이 저렴한 곳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 고객사가 몰려있는 북유럽 역시 고려 지역 중 한 곳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동박 제조과정에는 인건비보다 많은 전력량을 필요로 한다"며 "때문에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용수 공급이 안정적인 곳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해외 기업 유치에 나선 국가나 주 정부에서 제안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이트를 직접 확인하지 못해 해외 거점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면서도 "SK그룹사의 일원이 된 이후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도 있는 분석을 거쳐 연내 첫 해외 진출 계획을 밝히고 정읍공장과 같은 최신식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현재의 3~4배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김영태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빠르게 성장하는 동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진출 검토를 마치고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해 글로벌 넘버원 동박 제조사의 위상을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인만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SK넥실리스가 보유한 생산 기술력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등이 요구하고 있는 능력보다 앞서고 있다"며 "고객사가 필요하면 언제든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시대가 오더라도 그에 맞는 상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