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 띄우고도 버틸 수 있어야"제주항공 1506억, 진에어 1050억원 조달 성공티웨이 668억 재도전… 에어서울·이스타·신생社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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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코로나19발(發) 구조조정이 닥칠 전망이다. 감염병 종식 후 상위사 2~3곳만 생존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최근 LCC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버티기’다.5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LCC는 유상증자, 정부기금 신청 등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익이 ‘제로’에 가까운 현재를 버텨내기 위한 노력이다.가장 흔한 자금 조달 수단은 유상증자다. 앞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에어부산은 다음달 중 예정돼있다.항공사 유증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여러 갈래다. 상위 LCC의 자금조달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지만, 하위 회사를 향한 평가는 박하다. 상위 회사에만 자금이 몰리는 투자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1위 LCC 제주항공과 2위 진에어는 앞서 유증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1506억원, 진에어는 지난달 말 1050억원을 조달했다. 두 회사는 당초 우려와 달리 90% 이상의 청약률을 기록했다.반면 3~4위권 티웨이항공은 실패했다. 티웨이는 지난 7월 500억 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했지만 청약률이 저조해 중단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달 668억원 규모의 증자에 다시 도전한다.전문가는 이를 ‘저평가 기대심리’로 분석한다. 튼튼한 모기업을 둔 항공사는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생존할 것이라는 평가가 작용했다는 의미다. 학계에서는 “코로나를 이기려면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도 경영을 유지할 수 있어야한다”며 ‘인내경영’이라는 단어가 회자된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주항공, 진에어 등 상위 LCC에는 미래 반등 기대가 작용했지만, 하위 회사에는 비슷한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시장은 이미 시장 재편을 예상해 갈수록 자본은 대형사에 몰리고, 하위 업체는 결국 낙오되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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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내 인수합병(M&A) 무산에 따른 재편도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가 사례로 언급된다.아시아나 계열 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다른 흐름이 예상된다. 경남지역에서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인 에어부산은 외부 매각 후 생존이 유력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적자가 컸던 에어서울은 아시아나 흡수 통합 등 소멸 가능성이 주로 언급된다.제주항공이 포기한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폐업상태다. 자본잠식이 지속된 이스타는 지난 3월 전 노선의 운항이 중단됐다. 올해 초 1600여 명에 달했던 임직원은 600명 정리해고 후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현재도 셧다운을 이어오고 있다.시장에 막 진입한 신생 항공사는 사정이 더 딱하다. 영세 신규 LCC가 겪는 자금난은 더욱 극심하다.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첫 취항 전부터 유·무급 휴직을 실시했다. 지난해 11월 운항을 시작한 플라이강원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전문가는 LCC 업계가 90년대 미국 항공시장 재편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은 영세 항공사 난립 후 소수 중심의 ‘과점’ 시장으로 재편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항공사 100여 곳이 개·폐업을 반복했으며, 현재는 사우스웨스트, 젯블루 등 소수 업체만 남아있다.미국 항공시장은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10년간 두 번의 큰 위기를 겪고 재편됐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해 말 일본 불매 운동, 올해 초 코로나19 등 두 가지 리스크가 연달아 터졌다.황용식 교수는 “그간 국내 LCC 시장은 과잉공급, 영세업체 난립 문제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수없이 제기됐으며, 코로나19는 단지 그 시기를 당긴 것”이라며 “상위 LCC 존폐도 백신 개발 후 여객 회복 예상 기간인 6개월~1년을 어떻게 버티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