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줄고… 법인세 15.8조, 부가세 4.3조↓지출 늘고… 소상공인 지원 등 4차추경 사업↑통합 80.5조·관리 108.4조 재정적자 역대 최대
  • ▲ 국가재정.ⓒ연합뉴스
    ▲ 국가재정.ⓒ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지출항목은 더 커지면서 나라 살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가채무는 올해 벌써 8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짜며 전망한 올해 말 관리목표 846조9000억원에 95% 수준까지 근접했다. 정부 예상대로면 올해 국민이 1인당 짊어져야 할 나랏빚은 1640만원에 달한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올 1~9월 누적 정부 총수입은 35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조1000억원 적다.

    국세수입은 9월에 2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6000억원 늘었지만, 9월까지 누계는 214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조4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수입 감소 영향이 이어졌다. 법인세는 15조8000억원, 부가세는 4조3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정부가 한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76.8%로 나타났다.

    과태료·국고보조금 반환 등 세외수입은 총 19조6000억원, 기금수입은 120조1000억원으로 각각 9000억원, 7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세금 중독'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일자리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로 씀씀이가 더 커지면서 총지출은 늘었다. 9월까지 434조8000억원을 써 1년 전보다 지출 규모가 48조8000억원 늘었다. 아동양육 한시 지원,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원 등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사업 지출이 늘면서 9월에만 지난해보다 9조원이 증가했다.
  • ▲ 총수입.ⓒ기재부
    ▲ 총수입.ⓒ기재부
    세금은 덜 걷히는데 씀씀이는 헤퍼지다 보니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0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조9000억원 적자 폭이 커졌다. 8월 누계와 비교하면 한달 새 적자규모가 9조6000억원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더 심각하다. 9월까지 108조4000억원 적자로 1년 전보다 51조4000억원 늘었다. 지난해(1~9월) 적자의 2배에 달한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말까지 예상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118조6000억원에 불과 10조2000억원을 남겨뒀다. 적자통합·관리재정수지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쓸 돈은 많은데 수입이 줄어드니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 9월 말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전달보다 6조2000억원이 늘어 800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 10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재정 당국이 전망한 올해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GDP 대비 43.9%)의 94.5%까지 근접했다. 국민 1인당 나랏빚은 1640만원(추계인구 기준)으로 불어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280만원에서 3년 만에 360만원 늘었다. 정부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국민 1인당 빚 부담이 매년 120만원씩 증가했다는 얘기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빚 부담은 국민이 떠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런 추세면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등 재정건전성 지표가 올해 정부의 관리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기업 옥죄기 등으로 남은 기간 소득세·법인세 등의 급격한 세수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