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화재 우려 확산GM, 볼트 EV 6만8600대 리콜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 2만6000대 결함 시정
  • ▲ 전기 자동차 부품 ⓒ뉴데일리DB
    ▲ 전기 자동차 부품 ⓒ뉴데일리DB
    ‘K배터리’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가 잇단 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가면서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자칫 배터리가 화재 발생의 핵심 원인으로 낙인 찍힐 우려가 커졌다.

    배터리 제조업체는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확한 원인 규명과 위기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쉐보레 전기차인 볼트 EV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2017~2019년 생산한 6만8600여 대로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든 배터리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부분이 미국에서 판매됐고 국내 판매 대수는 9000여 대다.

    회사 측은 “완전 충전이나 이에 근접해 충전할 경우 잠재적인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이뤄지는 조치로 충전 용량을 90%로 제한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GM은 오는 18일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순차적으로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는 국토교통부(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최근 발생한 3건의 볼트 EV 화재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원인에 대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선제대응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대적인 전기차 투자 확대에 나선 만큼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포석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일렉트릭) 7만7000여 대를 리콜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제조 공정상 손상돼 내부 합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봤다. 코나 전기차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간 독일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2만6000여 대와 미국 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쿠가 2만여 대도 리콜이 결정됐다. 충전 시 화재 위험이 나타나서다.

    업계는 잇단 화재와 리콜에 배터리 제조업체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만약 화재의 직접적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됐을 경우 관련 배상 금액과 국내외 사업 계획 차질 등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곧 경쟁력”이라며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상황에서 화재라는 복병을 만나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을 판별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에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목소리 역시 있다. 귀책사유에 따른 책임 소재를 가리고, 비용 부담까지 마무리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업체 혹은 완성차 측에 책임을 묻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근본 원인을 밝히지 못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태가 또 한 번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핵심 미래사업인 배터리, 전기차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