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이어 딜라이브 인수 본격화, 인수 시 점유율 41%미디어 경쟁력 강화 목표, 넷플릭스 추가 제휴 가능성도
  • KT가 현대HCN에 이어 딜라이브 인수까지 팔을 걷어붙이며 유료방송 1위 굳히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양사를 대상으로 한 인수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KT 계열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41%를 넘어서게 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HCN 인수 관련 인가·변경 승인을 신청한 데 이은 것으로, 업계에선 KT가 딜라이브 인수 가격으로 75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나서면서 추가 인수 가능성이 적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데다 회사 측 역시 유료방송 1위 사업자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공격적 M&A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사업에서는 1등이 중요하다. 1등을 하면 수월하고, 2등을 하면 아무리 용을 써도 힘들다"며 "확실한 1등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상반기 KT(22.35%)와 KT스카이라이프(9.07%)를 포함한 유료방송 점유율은 31.42%로, 현대HCN(3.84%)과 딜라이브(5.91%)를 인수할 경우 KT 계열의 총 점유율은 41.17%가 된다. LG유플러스 계열(25.10%), SK텔레콤 계열(24.47%)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추가 인수와 관련해 법적 문제도 없는 만큼 KT의 유료방송 '몸집 불리기'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입지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는 지난 8월부터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자사 IPTV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제휴의 주된 배경으로,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 역시 '넷플릭스 효과'에 따라 지난해 IPTV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했으며, IPTV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KT의 현대HCN·딜라이브 인수 작업도 미디어 분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현재 인수 전면에 나선 KT스카이라이프 등이 넷플릭스와 추가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KT 역시 딜라이브 인수를 통해 향후 IPTV 가입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넷플릭스 이용자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을 위해 신용카드·체크카드를 사용한 국내 결제자(만 20세 이상)는 약 362만명, 결제액은 514억원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사를 통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고객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이용자 수와 결제액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