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증권학회 '주식형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 심포지엄고광수 교수 "사모펀드 시장 성장이 공모펀드 시장 잠식한 듯"글로벌 펀드 상품 개발, 펀드 시장 키워 투자자 신뢰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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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활성화를 위해 고도의 분산 투자로 변동성이 낮은 글로벌 펀드 개발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통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투자 수요를 충족하고 펀드 규모를 키우게 되면 투자자 신뢰 제고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24일 고광수 부산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증권학회 주최로 열린 '주식형 공모 펀드의 침체 진단과 활성화' 정책 심포지엄에서 "공모 펀드 시장은 주식시장 규모 대비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교수는 2013년부터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공모펀드 시장을 잠식한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주식형 펀드의 상대적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국내 공모펀드 평균 규모는 10월 말 기준 890억원(2624개)으로 집계된다. 이중 주식형 470억원(1286개), 혼합형 190억원, 채권형 790억원, MMF 1조310억원 등이다. 과거 2007년 주식형 공모펀드의 평균 규모는 1590억원이다.상장지수펀드(ETF)의 급성장과 주식형 펀드의 수익성 저하도 시장 침체 요인으로 꼽힌다.고 교수는 "기존 공모펀드의 비용, 환매의 불편함, 신뢰성 하락 등으로 국내 ETF 시장이 성장하게 됐다"며 "고잉컨선(going concern)의 개념으로 운용되는 주식형 펀드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고잉컨선은 한 번 생기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는 공모 펀드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데다 신규 펀드를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가 조성됐다. 펀드가 생겼다가 폐지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펀드 규모가 클 수 없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업계 차원의 새로운 시장 개척 의지가 부족한 점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겼다. 그는 "운용사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국민연금 등의 기관투자자 자금 유치로 운용사의 평판을 높이려고 했다"며 "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운용 전략을 국내 시장에 맞게 재개발 하는 운용사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고 교수는 주식형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펀드 상품 개발과 투자자 신뢰성 제고를 강조한다.그는 "고도의 분산 투자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글로벌 펀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셰어즈(iShares)와 비슷한 전 세계 포트폴리오 펀드를 개발하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아이셰어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다.이날 패널토론에서는 펀드 수익률 개선과 연금 시장과의 연계를 통해 장기 투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공모시장 뿐 아니라 사모시장에서도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데, 벤치마크 지수 대비 성과가 뛰어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원인을 분석해 펀드 수익률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제도적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에 고 교수는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는 게 아닌 월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부연했다.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 펀드의 기회가 되는 시장이 퇴직연금 시장"이라며 "업계는 장기 투자 성향인 퇴직연금 시장을 잘 잡아서 무너졌던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장기 투자 성향에 맞춰 투자 상품도 자산 배분, 글로벌 배분,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투자하는 분산 투자 등 새로운 방식으로 맞춰 개발돼야 한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등이 도입된다면 연금 운용의 수혜를 공모 펀드 시장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