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여파로 금융 소비자 부담 대출 수요 안꺾이자, 은행들 금리 올려주담대·신용 등 가계금리 다 올라
  • ▲ 시중은행들의 '대출 조이기'가 시장금리 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뉴시스
    ▲ 시중은행들의 '대출 조이기'가 시장금리 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뉴시스
    #1. 직장인 A씨는 허탈감은 감추지 못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고정금리 기준 2%대였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3%대로 오른 탓이다. 주담대를 잔금실행일에 맞춰 실행하는 바람에 울며겨자먹기로 대출을 받았다. 

    #2. 전문직 B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재계약하며 금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1억원 대출을 받으며 2.4%의 금리가 적용됐는데 1년새 3.6%로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기간 동안 B씨의 신용등급에는 변화가 없었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조이기'가 시장금리 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을 잡기 위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조인 탓이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의 대출총량 관리까지 겹치면서 대출금리는 연일 상승세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신용대출은 잔액은 133조6925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4조705억원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또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3조3392억원을 기록해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구입 수요가 전세로 연결되면서 전세대출 총액이 숨가쁘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동안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우대금리'가 자취를 감추고 시장금리가 오르면서다. 시장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3일 0.975%에 거래됐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0.8%대를 유지했던 데 비하면 상승폭이 크다. 

    시중금리 상승은 변동금리로 미리 대출을 받았던 금융소비자에게는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장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시점부터 이자가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에 가계대출을 받은 신규 차주의 경우 68.%가 변동금리로 대출을 실행했다.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면 변동금리가 유리하지만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달 15일 공시될 코픽스 금리(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조이가 여파로 가계대출 금리가 두달째 상승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픽스 금리 상승과 은행들의 대출 관리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지난 9, 10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만큼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전일부터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높였다. 

    '우리주거래직장인 대출', '우리금융인클럽' 등의 우대금리 폭이 0.3~0.6%P 내려갔다. 이날 기준 '우리주거래직장인 대출'의 최저금리(고정금리 기준)는 2.63%이고, '우리 금융인클럽 신용대출' 3개월KORIBOR연동기준금리의 최저금리는 2.66%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각각 0.1%P, 0.25%P씩 올렸다. 직장인신용대출 최저금리가 기존 2.23%에서 2.33%로 상승했다. 마이너스통장 최저금리도 연 2.58%에서 2.83%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