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위기 상황 속 '안정' 추구한 인사 유력신한·우리·국민 호실적 바탕, 위기대응 능력 우수3년 이상 임기는 부담…그룹 대규모 인사도 변수
  • ▲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 이동면 비씨카드 대표. ⓒ각 사
    ▲ 왼쪽부터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 이동면 비씨카드 대표. ⓒ각 사
    연말을 전후로 카드사 수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끝나는 가운데 이번주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CEO들의 거취가 결정된다.

    코로나19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고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변화보단 안정을 택하는 인사가 관측되지만 3년 이상 임기를 마친 점은 변수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우리금융지주는 18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계열사 대표 거취를 논의한다. 

    신한카드 임영진, 우리카드 정원재, 국민카드 이동철 모두 이달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경기 불황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재 속에서 위기대응 능력과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빨리 거취가 결정 나는 CEO는 임영진 대표로 4년(2+1+1) 동안 신한카드를 이끌어온 만큼 연임 부담이 가장 크다.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방향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는 만큼 그룹 내 고위급 인사가 대규모로 예고된 점도 변수다. 

    단, 2007년 신한카드 초대 사장인 이재우 대표가 6년(3+3) 동안 회사를 이끌었고 이후 위성호 전 대표도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신한은행장으로 선출되는 등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보면 연임에 무리는 없다. 

    임 대표가 3연임 성공한 후 추가 연임이 유력한 데에는 실적이 한몫한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4702억원으로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물론 신사업 진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역시 2년 임기를 마친 후 올 초 1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또다시 연임에 도전한다. 

    우리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한 1074억원으로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정 대표가 직접 지휘한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흥행하면서 우리카드 성장과 실적 견인을 주도했다. 글로벌, 디지털 등 사업 다변화도 긍정적 성과를 이뤄냈다.

    정 대표는 우리은행장 후보군까지 오른 인물인 만큼 그룹 내 위상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또 최근 3년간 카드업계 CEO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로 꼽힌다. 단, 3년 임기를 채운 만큼 연말 그룹 인사와 맞물려 교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수장 임기는 3년(2+1)으로 첫 임기 2년을 끝낸 CEO에게 추가 1년 임기를 보장해준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관례를 깨고 연임을 점치는 분위기다. 인사권을 쥔 금융지주 회장의 친정 체제가 강화되는 것도 계열사 CEO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그룹 인사 전반적으로 안정에 무게가 실리면서 3년 임기를 채운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KB금융지주는 이달 넷째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이 대표 연임에 대해 논의한다.

    이 대표는 국민카드의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만년 2위였던 삼성카드를 제치고 2011년 국민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2위에 안착했다. 

    3분기 순이익은 2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어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할부금융 등 사업 다각화로 체질 개선을 이뤄냈으며, 해외 시장 공략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하면 국민카드 사상 최장수 CEO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 3월 취임한 이동면 비씨카드 대표는 올해 말까지의 성과를 평가받은 후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취임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는다. 비씨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41% 급감했다. 

    한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