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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1금융권에 대한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이 연말까지 강도높게 제한되면서 풍선효과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2금융권은 유입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 우려를 일축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한 풍선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들어 11월까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조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을 살펴봐도 29조5913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조8267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액도 4조7000억원으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은행 등 1금융권 못지 않게 2금융권 가계대출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에 나서자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고객들이 은행은 물론 2금융권까지 문을 두드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 관련 풍선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이 막힌 타깃은 우량고객들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1억원 이상 신용대출 제한,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 신용대출 규제에 해당되는 고객들은 실질적으로 2금융권 타깃이 아니다”라며 “이들이 은행대출이 막혔다고 해서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빚투', '영끌' 대출 고객들도 2금융권 타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한 것은 중금리 시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은 최고금리가 연 19.9% 이하로, 메인 타깃은 신용등급 4~6등급이다. 일반대출이 법정 최고금리 연 24%인 것을 감안하면 중신용 대출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26개 저축은행들의 중금리대출 잔액은 전년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한 8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저축은행들의 실전이 호조를 보인것도 고금리 대출을 낮추고, 중금리 대출을 늘린 덕분이라는 것.
풍선효과로 인한 부실 우려에 대해서도 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지만, 모든 고객들을 다 받을 수 없다”며 “신용도 평가 등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해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리스크 관리가 잘되면 저축은행들의 수익 확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전환되는 고객들은 그만큼 이자 및 원금 상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이 있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몰리게 되면 부실 우려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규제나 관리 감독, 지원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