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일부 상권 매출 최대 50% 감소점주들 "인건비 부담 커" 심야영업 방침 재고 요청본사 "24시간 영업 기본 지침, 수용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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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심야영업’을 두고 점주와 본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편의점 매출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점주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점포에 한시적으로 심야 단축영업을 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본사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다만 본사 측은 ‘24시간’ 운영이 영업 기본방침이라는 점을 명시해 이를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17일 ‘한시적 점포 영업시간 탄력운영’을 제안하는 공문을 본사에 발송했다. 협의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점주들이 24시간 점포 운영에 지쳐가고 있다며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협의회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을 때 학원가와 관광지 등 코로나 여파로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은 상권에 있는 점포들에 한해서라도 심야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학교·학원가와 관광지 상권은 유동인구 급감으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손님이 없는데도 심야영업을 계속 이어갈 경우 인건비 지출 등 운영비 부담이 늘면서 경영난 심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점주들의 설명이다.세븐일레븐 한 점주는 “편의점 점포들은 상권에 따라 매출 편차가 크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학교·학원가와 관광지 등 상권에 있는 점포들은 매출이 현저히 떨어졌지만 본사 측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편의점 심야영업은 과거부터 여러 차례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24시간 내내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는 심야영업의 업무강도가 세고 효율은 낮아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인건비 상승 등 비용 부담도 한 요인이다.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에 따르면 일부 편의점들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 비해 하루 매출이 20~30%가량 줄었다. 명동, 대학가, 극장 등 평소 사람이 몰리던 상권에서는 최대 50%까지 매출이 줄어든 점포도 있다. 확진자가 방문했거나 동선 인근에 있는 점포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편의점 운영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 감염 공포에 기존 아르바이트생들까지 일을 그만두면서 인력난에 시달리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 본사에 임시 휴점을 요청하더라도 거절당하기가 일쑤라는 것이다.한 편의점주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온 지역도 아닌데 오늘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6시간 근무했는데 매출이 5만원 밖에 안 나왔다”, “야간 영업만이라도 조율해 달라”라는 등의 글도 잇따랐다. 특히 점주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24시간 영업 방침’ 자체를 재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다만 본사 측은 편의점 가맹사업은 ‘24시간’ 운영이 영업 기본방침이라는 점을 명시해 계약한 점을 고려할 때 임의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세븐일레븐 본사 역시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현재 공문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편의점 업태는 특성상 본질적으로 ‘24시간 영업 방침’이 있고, 가맹사업법이란 제도에 따라 조건만 맞추면 심야 영업중단이 현재도 가능한 만큼 협의회의 요청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편의점업계 역시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며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심야 상권 매출이 떨어지는 편의점에 대해선 출점 전부터 영업시간을 조정 하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나아가 업계는 심야시간 운영과 관련해 꾸준히 갈등 상황이 나타나자 무인점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CU와 GS25는 각각 200여점, 이마트24는 100여점, 세븐일레븐 40여점의 무인 점포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