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고 호황… 연간 27만대 넘어지난해 총 1001개 차종·71만502대 리콜테슬라 눈총… 안전 논란-급발진-품질-수리 불만 폭증지난해 총 1001개 차종·71만502대 리콜"큰 규모 만큼 책임 강화해야" 목소리
  • ▲ 테슬라 ‘모델 X’ ⓒ뉴데일리DB
    ▲ 테슬라 ‘모델 X’ ⓒ뉴데일리DB
    지난해는 수입 자동차 업체에게 말 그대로 ‘호황’인 한 해였다. 코로나로 경기가 바닥인데도 수입차 인기는 꺾일 줄 몰랐다. 연 판매는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기차 열풍을 타고 테슬라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올해 역시 수입차는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는 앞다퉈 신차를 내놓으면서 ‘수입차 대중화’를 이끈다는 목표다.

    다만 대규모 리콜(결함 시정) 사태, 불편한 정비 및 비싼 수리비, 비상 탈출마저 복합한 안전 논란에 ‘신뢰’와 ‘위기’ 사이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팔린 수입차는 총 24만3440대다. 21만4708대 팔린 2019년 대비 13.4% 증가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12월 실적까지 더할 경우 시장 규모는 27만 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수입차는 통상 할인이 몰리는 연말에 성수기를 맞는다. 기존 역대 최다 기록인 2018년 26만705대는 갈아엎는 것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업계에서 성공 여부를 가르는 ‘1만 대 클럽’에 가입한 업체는 8곳으로 확대됐다. 1억원이 넘는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코로나로 산업 및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과 완전히 정반대였다.

    테슬라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를 3년 만에 뒤집고 태풍의 핵이 됐다. 모델 3(1만866대)를 타고 지난 1~11월 1만1601대의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큰 인기와 달리 테슬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고로 차주 윤모 씨가 숨지면서다. 당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던 모델X는 정면 벽과 충돌했다. 전력 공급이 끊겨 외부에서 문을 못 열자 트렁크를 따 소방관이 진입했으나 차주는 끝내 숨졌다.

    모델X는 사고 시 문을 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손잡이가 숨겨져 있고, 전원 공급이 끊기면 외부에서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예비조사에 착수, 배터리 화재 및 차문 개폐 방식 문제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리콜 가능성이 거론된다.

    수입차의 안전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법원은 BMW를 몰던 중 사고로 사망한 운전자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사고 원인을 결함에 따른 급발진으로 보고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었다.

    국토부 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리콜 결정이 내려진 수입차는 총 1001개 차종 71만502대(지난달 30일 기준)에 달했다. 연 신차 판매대수의 약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2018년 총 1182개 차종·72만1200대, 2019년 총 1073개 차종·63만4751대 등이다.

    가격과 품질, 수리비, 유지관리비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많다. 1만 대 넘게 팔린 테슬라는 서비스센터가 전국에 4곳 뿐이다. 외장의 각 부품이 꽉 맞물리지 않은 ‘단차’ 등 자잘한 품질 불량으로도 악명 높다.

    여기에 국산차와 비교할 때 수입차 부품 값과 공임(수리비)은 보통 2~3배 이상 비싸고, 순정 부품 및 소모품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사후 서비스(AS)를 거절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눈이나 비가 오면 수입차 정비업체가 돈을 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판매와 AS를 분리한 사업 구조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딜러사 혹은 지역별로 비용이 다른 경우까지 있어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지난해 수입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 ⓒ뉴데일리DB
    ▲ 지난해 수입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