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1월 세수 8.8조 부족…지출 57.8조 더 써법인세 감소 세수 타격…명목임금 올라 소득세↑통합 63.3조·관리 98.3조 재정적자…나랏빚 82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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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기업의 활력을 높여 경기 부진을 돌파하려고 법인세를 내리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면서 법인세율을 높였지만 세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부진 장기화에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사태까지 겹치면서 법인세를 중심으로 국세수입이 쪼그라들고 있어 씀씀이가 커진 정부의 곳간 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나랏빚은 지난해 11월까지 826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한달 새 13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짜며 전망한 올해 말 관리목표 846조9000억원에 97.6% 수준까지 근접했다.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정부 총수입은 43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4000억원 늘었다. 국세수입은 줄었다. 대신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이 늘었다.국세수입은 지난해 11월 14조원이 걷혀 1년 전인 2019년보다 2조1000억원 줄었다. 수입이 줄면서 부가가치세가 8000억원, 세정 지원으로 교통세가 1조3000억원 각각 감소했다.11월까지 누계는 267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조8000억원 덜 걷혔다. 정부가 한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95.7%로 나타났다. 경기가 부진한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법인세 감소 폭이 컸다. 법인세는 54조1000억원, 부가세는 64조1000억원으로 각각 16조4000억원과 4조1000억원이 줄었다. 관세도 6조4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조원 감소했다.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을 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면서까지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지방세를 포함하면 27.5% 수준까지 올렸지만, 경기 침체에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만나면서 세수 증대에 누수가 생긴 셈이다. 법인세율 인상이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저하와 세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수가 된 셈이다.반면 소득세(8조5000억원)는 늘었다. 양도소득세 등이 더 걷혔다. 종합부동산세·증권거래세·인지세 등 기타국세(3조4000억원)도 증가했다.과태료·국고보조금 반환 등 세외수입은 총 23조3000억원, 기금수입은 146조7000억원으로 각각 1조2000억원, 10조원 증가했다.씀씀이가 커지면서 총지출은 대폭 증가했다. 11월까지 501조1000억원을 써 1년 전보다 지출 규모가 57조8000억원 늘었다. 실업급여와 영유아보육료 지원 등 4차 추경사업 지출이 늘면서 11월에만 32조6000억원을 썼다. 1년 전보다 6조9000억원을 더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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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는 가욋돈으로 찔끔 늘었는데 씀씀이는 커지다 보니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3조3000억원 적자를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5조4000억원 적자 폭이 커졌다.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11월까지 98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1~11월) 적자(45조6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1년 새 52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모두 1∼11월 누적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 적자다.10월에 세정 지원으로 늦춰졌던 소득세가 걷히고 명목임금이 상승하면서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가 각각 21조5000억원과 17조9000억원 흑자를 냈었지만, 한달 만에 나란히 적자로 돌아섰다. 부가세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재정당국의 설명이다.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까지 예상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8조6000억원이다. 20조3000억원을 남겨두게 됐다.쓸 돈은 많은데 수입이 줄어드니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전달보다 13조4000억원이 늘어 826조2000억원이 됐다. 1년 전보다 127조3000억원이 늘었다. 재정 당국이 전망한 올해 국가채무 846조9000억원(GDP 대비 43.9%)의 97.6%까지 근접했다. 국민 1인당 나랏빚은 1593만원(추계인구 기준)쯤이다. 1달 만에 23만원이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280만원에서 3년 만에 313만원 늘었다. 정부의 포퓰리즘에 국민 1인당 빚 부담이 매년 100만원씩 증가했다는 얘기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빚 부담은 국민이 떠안는 모양새다.일각에선 재정건전성 지표가 지난해 정부의 관리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하며 경기가 다시 가라앉고 기업 옥죄기 등은 지속되고 있어 남은 기간 법인세 등의 급격한 세수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