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룹 총수 회동 5개월 만에 상황 바뀌어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경쟁업체와 격차 우려
  •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뉴데일리DB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뉴데일리DB
    삼성그룹이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맞게 되면서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단독 회동을 통해 협의했던 전기차 협력이 5개월 만에 새 국면을 맞았다.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오너 간의 협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계열사들도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삼성SDI의 경우 곧바로 주가가 요동쳤다. 18일 4.21% 하락했다가 19일 오전 3.68% 반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대차와의 협업은 당분간 '쉼' 상태가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해 5월(삼성SDI 천안사업장)과 7월(현대차 남양연구소) 연이어 만났다. 두 사람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눈 바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 삼성과 현대차 간 협력이 추진되면서 이른바 ‘K-배터리’, ‘K-전기차 동맹’으로 향후 성장성이 집중 부각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고체 전지 혁신 기술을 보유한 삼성SDI 기술을 사용하고, 삼성SDI 역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이달 초에는 삼성SDI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대한 3차 배터리 공급사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3차 배터리 공급 규모는 25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사이에 협업이 본격화되는 와중에 이 부회장의 공백은 경쟁업체와 격차가 벌어질 ‘독’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은 변화가 빠른 만큼 관련 네트워크 확보, 경영 방향 제시가 중요하다.

    그러나 양대 그룹 총수가 만나 논의할 수 없게 된 만큼 의사결정 과정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보유한 기술, 역량, 경험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미래 전략을 짤지에 지장이 생가는 것은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토요타를 추격할 고삐를 놓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토요타는 지난해 말 전고체 전지 배터리를 개발, 올해 시제품 생산과 공개를 예고했다. 이 회사는 관련 특허의 46.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입지를 다졌다.

    삼성SDI는 전고체 전지 배터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여러 배터리업체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직접 개발을 주도해 2025년 시범 양산하고 2030년 본격 양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 ▲ 삼성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 삼성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