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7.8억 달러 투자… 전기밴 'EV 600' 거점으로 중국 현지 생산·브라이트 드롭 등 미래 대응 전략 구체화한국 전기차 생산물량 배정 '감감 무소식'
  • ▲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 밴인 ‘EV 600’ ⓒ한국GM
    ▲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 밴인 ‘EV 600’ ⓒ한국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자동차 중심의 사업 구조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짐을 실어 나르는 상용차에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기술을 도입하고, 운송 및 물류 회사를 돕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러한 계획에 맞춰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자 7억8000만달러(약 8600억원) 규모 이상의 대대적인 투자까지 단행했다. 다만 한국을 제외한 북미, 중국 지역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한국GM이 미래 먹거리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GM은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에 있는 공장에 7억8000만달러(약 8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최근 발표한 브라이트 드롭 사업을 위한 것”이라며 “이 공장은 가장 큰 규모의 전기 밴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 기존에 가동 중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 생산라인은 전기 밴 EV 600 공정으로 바뀔 예정이다. EV 600의 고객 인도 시기는 올 연말을 목표로 잡았다.

    GM은 지난 13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신규 사업인 브라이트 드롭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제조 역량을 살려 물류나 배송 현장에 전기차를 투입하고, 운송 및 물류 회사가 상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송하도록 돕는 것이다.

    회사 측은 1회 충전 시 402㎞가량 달리는 전기 밴 ‘EV 600’과 무게 91㎏의 화물을 옮기는 전동 팔레트 ‘EP 1’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270억달러(약 29조7000억원)를 투자하고, 30여 종의 전기차를 내놓는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같은 미래 대응 전략은 북미, 중국 지역에 집중돼 있다. GM은 지난해 말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샤와 소재 공장에 10억3000만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입하고,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지난해 “향후 5년간 중국에서 내놓을 신차 중 40% 이상은 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모두 현지에서 생산, 부품까지 현지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중국은 GM 혁신의 중심지로서 비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의 경우 아직 전기차 생산물량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본사인 GM의 생산 및 판매전략이 전기차로 바뀌는 과정에서 자칫 외면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한국 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든다는 계획은 없다”며 “본사의 결정은 시장 규모, 지정학적 접근성 등을 고려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개발 차원에서 한국GM의 역할이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관측이다. 회사 측은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주요 인력을 보유 중”이라며 “디자인을 넘어 다양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인적분할해 생긴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 관련 부서 인력 3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