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점포축소 변화에 신규 인력 축소 가속수시채용, 디지털·ICT 및 변호사 등 전문직 쏠림수시채용 전 산업 트렌드…행내 순혈주의 약화 수순
  • 은행의 대규모 공채가 사라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 지난해 1600여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2019년 2300명대를 뽑았던 것에 비하면 30%가량 감소했다. 올해 공채 규모는 작년보다 더 축소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수시채용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화'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다는 계획이지만 전문직종이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채용이 상당수를 차지해 은행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 '디지털 인재' 찾는 은행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가장 두드러진 수시채용은 단연 '디지털' 분야다. 은행 디지털 분야는 전산, IT, 빅테이터 분석, 엔지니어링 등이 해당된다. 각 은행들이 올해 목표로 디지털 전환을 내세우면서 일반직종에서도 디지털 역량은 핵심 평가 요소가 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수시채용에서는 빅데이터자격증, 정보처리기사, ITQ, ADSP, SQLP, ADP 등 자격증은 우대사항인 데다 디지털 직무에 대한 이해를 갖추기에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디지털, IT 분야에서만 65명을 수시채용했다. 지난해에는 은행내 IT서비스 개발 및 운영, 시스템 운영, 정보보호 업무 추진 등으로 모집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부터 디지털 분야 수시채용을 시작했다. 지원서 접수후 필기시험 대신 AI역량평가를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직무역량 평가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와 수시채용 등을 통해 인재를 수혈했다. 하반기 채용과정서는 디지털 분야와 디지털 외 분야를 구분해 필기전형을 치렀다. 
  • ▲ ⓒ우리은행
    ▲ ⓒ우리은행
    ◆ 수시채용 전산업 트렌드…순혈주의 약화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채용에서 일반, 디지털, IT분야로 세분화해서 채용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시 채용을 도입해 IB, 자금부문 등에 대한 인력을 충원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수시채용이 진행 중이다. ▲연금사업부 퇴직연금 펀드운용 ▲자산관리 부동산 ▲빅데이터사업부 데이터분석가 ▲신탁부 ELT등 파생상품 부문 ▲신탁부 세무사 ▲IT전략부 IT인프라 아키텍처 등이다. 

    은행권의 수시채용 전환은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한 데 모여 시험을 치르기 어렵게 된 경향도 짙다. 기업 중에는 SK그룹과 LG가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채용폭은 감소할 수 있겠지만 은행이 평준화된 인재보다 디지털에 특화된 인재 채용으로 방향을 튼 것은 확실하다"면서 "성과 위주의 업무 분위기는 그대로지만 경력직 확대에 따른 순혈주의가 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