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DB손보 "사태추이 보며 신중히 대응"내각 교체로 현지 금융당국과 연결 끊길까 '촉각'합작법인 설립 미지수…불확실성 장기화 될 듯
  • ▲ 교보생명은 지난달 6일 미얀마 정부 측에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5000명 분량을 기부했다. ⓒ 교보생명
    ▲ 교보생명은 지난달 6일 미얀마 정부 측에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5000명 분량을 기부했다. ⓒ 교보생명

    동남아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미얀마에 진출한 일부 보험사들이 현지서 갑작스레 일어난 군부 쿠데타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져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는 교보생명과 DB손해보험이다.

    양사는 해당 이슈에 대해 표면적으론 "사태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신중히 대응할 것"이란 입장이지만 사태 장기화 우려에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DB손보는 동부화재 시절인 지난 2015년, 가장 먼저 미얀마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개소했다.

    당시 DB손보는 현지 손해보험시장 매출이 최근 5년간 46% 성장했다고 판단해 관련 시장 진출에 나섰다.

    DB손보 측은 시장 조사 및 동향파악을 위해 현지 보험사는 물론, 미얀마 금융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최근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세력이 장·차관 등 내각을 대거 몰아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당국과의 연결 고리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교보생명도 현지 주재사무소를 개소(지난달 4일)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해당 이슈가 터져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미얀마 금융감독부(FRD)로부터 주재사무소 설치 인가를 획득한데 이어 11월 투자기업관리국(DICA)에 등기 절차를 완료했다.

    특히 교보생명은 연내 미얀마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법인(JV)을 설립, 하반기 중 영업을 개시할 것이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해당 사업 역시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최근 미얀마 보건체육부(MOHS)에 5000명 분량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기부하는 등 현지 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였던 터라 다소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외국계 보험사들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사업에 타격을 받을까 노심초사다.

    미얀마 재무부는 2013년부터 해외 보험사의 사무소 설립을 허가했으며, 2019년 외국계 보험사의 단독진출을 허가했다. 같은해 일본 다이이치생명, 캐나다 매뉴라이프, 홍콩 AIA, 미국 처브 등 외국 생명보험사에 대해 보험영업을 인가했다.

    처브그룹 내 한국 생명보험 부문인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한국사무소이다 보니 미얀마 현지 상황을 즉각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해당 이슈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어 관련 사업 확대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미얀마 사태가 장기화 될 것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 부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현지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집권 군부의 경제 정책에 따라 시장 공략법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관망세가 길어지며 관련 사업 확대 역시 더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생명은 지난 2013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개소했으나 미얀마 보험시장 개방이 늦어짐에 따라 2016년말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