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신 55% 개인신용대출… 연체율 비상2분기 연속 적자 "연내 흑자 전환 어려울 듯"
  • ▲ ⓒJT친애저축은행
    ▲ ⓒJT친애저축은행
    정부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착륙 정책이 현실화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더욱 수세에 몰렸다. 서민금융이라는 정체성을 망각한 듯 공격적으로 늘렸던 부동산 PF 관련 대출이 감당하기 힘든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중소형사를 위주로 신용등급 도미노 강등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신용도 하향은 가뜩이나 높아진 조달 금리 부담을 가중시킨다. 재무 건전성 위기에 빠진 저축은행의 실태와 신용도 방어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망령이 저축은행업계를 떠돌고 있다. 'BBB' 등급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고 있는 JT친애저축은행은 PF 리스크에 저신용자 신용대출 연체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더욱 불안한 상태다.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은 개인신용대출 연체율 급증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 ▲ J Trust 그룹사 관계도ⓒJT친애저축은행
    ▲ J Trust 그룹사 관계도ⓒJT친애저축은행
    ◇ 거듭된 M&A설에 '펄쩍'… 일본계 모회사 유증 가능성은 없어

    지난 3월 한국신용평가는 JT친애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지만 강등 가능성은 커졌다.

    한신평이 "J Trust 그룹의 지배구조와 재무여력을 감안해 JT친애저축은행의 신용등급(평가)에 계열의 유사 시 지원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명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기업 자체의 신용도에 지주회사 등 계열(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최종 등급을 결정한다. 지주사의 탄탄한 자본력이 신용평가를 받는 회사의 단독 등급을 보강하는 것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일본계 금융회사인 J Trust 그룹 소속이다. J Trust 그룹 자회사 넥서스 카드(Nexus Card)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신평이 이번 평정에서 계열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룹과 대주주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수혈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JT친애저축은행 측도 "유상증자 등 대주주의 재무 지원 계획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룹의 냉담한 태도가 JT친애저축은행 매각설에 군불을 지핀 셈이다. 지난해 다른 계열사인 JT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JT친애저축은행은 "외국계 소유다 보니 매각하고 떠날 거란 추측이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 저신용자 무담보 개인신용대출 과다… 연체율 급증

    JT친애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물량이 많지 않아 관련 리스크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인대출 위주의 여신 포트폴리오가 아킬레스건이다.

    지난해 기준 개인대출이 회사 총여신의 55.5%로 절반 이상이다. 개인대출 잔액 1조1030억원의 96%에 달하는 1조579억원이 개인신용대출이다. 차주 신용평점이 하위 20%인 중금리대출이 대부분이라 부실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신평도 "개인신용대출 차주 대부분이 다중채무자이며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중저신용자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자연히 연체 대출 비율이 올랐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 대출비율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지난해 3분기 8.8%, 4분기 8.5%로 2분기 연속 8%를 넘어섰다. 이 비율은 8% 이하로 관리해야 안정적이라 여겨진다. 앞서 신용등급이 하향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를 훌쩍 웃돌았다.

    연체율도 증가세다. 지난해 말 JT친애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5%로 전년(4.3%) 대비 50%가량 올랐다.
  • ▲ JT친애저축은행 주요 재무지표ⓒ한국신용평가
    ▲ JT친애저축은행 주요 재무지표ⓒ한국신용평가
    ◇ 연체율 상승·대손비용 증가… "올해도 적자 지속" 관측

    연체율 상승은 대손비용 증가와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74%, 대손상각비는 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 기준 361억원 적자, 올해 1분기에는 72억원 적자를 냈다.

    한신평은 올해 흑자 전환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조달금리 추이, 개인신용대출과 부동산 금융에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수익성 개선을 제한하는 탓이다.

    기업대출 역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의 비중이 매우 높다. 지난해 기업대출 7903억원 중 기업신용대출은 60%가량인 4822억원이다.

    신용대출 위주 포트폴리오는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다. 담보가 없어 부실 발생 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1금융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금융사라는 저축은행 정체성에 충실히 사업을 해왔기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많은 편"이라며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지만 작년부터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CSS(신용평가시스템)을 개편해 대출 심사를 고도화했다. 기존 보유 채권은 어쩔 수 없지만 건전성이 더 높은 신규대출을 취급해 전체 연체율 관리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연체율 개선이 나타나기까지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2분기 실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