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처럼 비교해 가입…맞춤형 포트폴리오 제공"실적압박 적어"…'보험사 전속 → GA' 설계사 유입 증가높은 판매수수료 지급 상품만 판매…'수수료 논란' 여전일단 계약하고 사후 관리 뒷전…'낮은 보험계약유지율'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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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생명 블로그 이미지 캡처

    기존 대형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잇따라 추진하며 영업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4월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 출범을 확정했으며, 미래에셋생명도 상반기 내 '미래에셋금융서비스' 개편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현대해상과 하나손해보험이 채널전략추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GA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대형사들의 GA시장 안착을 보험시장 판도 변화에 분수령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GA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 속 대형사들의 관련 시장 진출은 법인보험대리점에 날개를 달아줘 'GA 보편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GA설계사 수가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를 뛰어 넘은지 오래며, 신규계약 건수도 해마다 200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GA)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GA설계사 수(23만 2770명)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18만 6922명) 대비 4만 5848명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치는 아직 취합되지 않고 있지만, 2015년부터 GA설계사 수가 보험사전속 설계사 수를 추월하기 시작해 해마다 평균 2만 7395명이 더 많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계사 수가 증가하다보니 설계사 100명 이상 중대형 GA의 신규계약 건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021만건에서 2018년 1278만건, 2019년 1461만건으로 늘었다.

    대체 기존 보험사와 다른 점이 무엇이길래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와 대형사들의 GA 러쉬가 이어지는 걸까.

    ◆백화점처럼 비교해 가입…맞춤형 포트폴리오 제공

    보험업법상 보험대리점은 보험사를 위해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하는 자로, 법인보험대리점은 상법상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 제고를 위해 여러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을 비교·설명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권유토록 한다는게 설립 취지다.

    예컨대 가전제품을 사고 싶은 사람이 삼성전자, LG전자 마트를 각각 방문해 가격 비교를 진행할 필요없이, 하이마트 등 복합가전 전시몰에서 여러 제조사 제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게끔 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협회 측은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실손 상품표준화 및 자동차보험 판매비상한제가 시행되고, 법인보험대리점간 M&A 등이 활발히 이뤄지며 GA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GA 성장세 요인으로 '소비자 만족도'와 '설계사 유입' 등을 꼽고 있다. 

    먼저, 설립 취지대로 여러 보험사 상품 조합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다보니 소비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병력자 등 인수제한 고객 가입 유도가 수월한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또한 설계사 입장에선 기존 보험사 전속설계사 대비 실적 압박이 적고, 출퇴근 역시 자유로워 GA로의 설계사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18년 협회는 3213명의 GA설계사 대상 '보험회사에서 GA로의 이직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설문 조사한 바 있는데, 당시 '소비자에게 유리한 생·손보사의 다양한 상품 취급이 가능' 이라는 답변이 56%로 가장 높았다. '실적압박 스트레스 때문에(17%)', '보험사에 비해 자유로운 영업활동 가능(11%)' 등이 뒤를 이었다.

    ◆'수수료 논란·낮은 보험계약유지율' 과제

    하지만 GA 수수료 논란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떼는 형태로 수익을 내는데, 높은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상품만 판매한다는 논란이 여전하다.

    GA의 수수료 수입이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2019년 기준 중대형 GA 수수료 수입은 7조 4300여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대비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낮은 보험계약유지율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단 계약을 진행하고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대형 GA의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80.42%였지만, 25회차 유지율은 61.53%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다시말해, GA를 통해 가입한 보험 계약 10건 중 4건은 2년도 채 안돼 해약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GA 인식개선을 위한 자구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수수료 수입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 체결 등에 대해 상시 감시를 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를 즉각 조치하기란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의 모니터링과 발맞춰 GA 역시 자체 설계사 교육 등을 통한 인식 개선 노력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