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에도 기관투자자 매도 압력 등 수급 불안…외국인 수급 관건위험자산 우호적 환경에도 증시 상승탄력 다소 둔화…밸류에이션 부담도"상승 확인 전까진 방망이 짧게 잡고 실적 기대 유효한 업종 중심 단기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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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이후 코스피는 기관투자자의 매도 압력 등 수급 불안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해 횡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승 추세 재개를 확인하기 전까진 업종별 차별화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0.05포인트(0.64%) 내린 3100.58에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로 인해 3거래일만 거래된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636억원, 168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4790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주 증권가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3020~3180선이다. 미국발(發) 게임스톱 사태 여파에 이어 현대차의 애플카 협상 결렬로 자동차 등 대형주가 휘청이면서 박스권 국면에 진입한 코스피는 당분간 단기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매도 압력 등 수급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3200선을 뚫은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거센 매도세와 더불어 개인들의 매수 여력마저 줄면서 3100선에서 횡보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기금이 기록적인 매도세는 증시 상승을 막고 있다. 기관은 올해 들어 20조9844억원(8일 기준)을 순매도했고, 이 중 연기금은 10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기에 지수 자체의 하락은 지속되지 않겠지만 기관의 매도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과거처럼 외국인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세계 주요국 및 기업들의 암호화폐 관련 투자 승인 등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증시의 상승 탄력이 약해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조9000억원달러 부양책과 백신, 통화 및 재정부양 기조 등 짧게는 1개월 이내에서 길게는 3개월이상 지속적으로 기존 호재성 재료가 반영된 상황에서 신규 호재성 재료가 출몰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다보니 단기적으로 지수 레벨 부담감과 피로감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욱 높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는 지난 11월 이후 1월 초까지 독보적인 강세장이었다.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 간 60일 수익률 갭은 지난 1월11일 기준 26%포인트까지 확대됐는데, 이는 2002년 이후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최근 10%포인트까지 아웃퍼폼 폭이 축소됐지만 코스피의 단기 가격 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4분기 실적시즌 부진은 글로벌·미국 증시 대비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멀리 달린 데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코스피 상승 추세가 재개되기까진 업종별 차별화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승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업종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개별 업종을 선택하는 전략보다는 전체 코스피를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지만 지수 상승 속도가 둔화될 때는 투자 매력이 존재하는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과거 1개월 코스피 수익률과 코스피 상승 업종 수를 보면 코스피 수익률이 10%보다 높을 경우 평균적으로 24.7개 업종이 상승한 반면 -10%~+10%의 구간에서는 평균 13.6개 업종이 상승했다.

    배 연구원은 "이익개선에 비해 주가상승이 부진한 철강과 금융, 필수소비재 업종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견인할 수 있는 기존 주도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고 증시 상승을 견인할 업종으로는 화학, 에너지, 자동차, IT하드웨어, 반도체가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연구원도 "코스피 업종 중 가격 메리트가 높고 실적 기대가 유효한 보험, 증권, 비철목재, 화장품·의류 업종 중심의 길목 지키기, 단기 트레이딩 매수전략을 제안한다"면서 "코스피 상승 추세 재개를 확인하기까지 방망이를 짧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