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더현대 서울’ 오픈 자연 활용한 혁신적인 공간 디자인 눈길쇼핑 동선 넓히고 실내 공원 등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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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의 야심작 ‘더현대 서울(The Hyundai Seoul)’이 오픈을 10일여 앞두고 홈페이지를 공개하며 베일을 벗었다. 이름에서 ‘백화점’까지 들어내며 종전에 없던 ‘복합문화쇼핑공간’으로 선보인다는 각오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이 오는 26일 여의도에 서울 최대 규모 매장을 연다. 파격적 공간 배치와 매장 구성이 돋보인다.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면적이 8만9100㎡(2만7000평)에 달한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9만2416㎡, 2만8005평)에 버금가는 규모다.

    전에 없던 새로운 백화점을 선보이겠단 정지선 회장의 의지는 이름에서부터 나타난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오픈 때부터 사용했던 ‘백화점’이란 단어를 과감히 지웠다.  물건을 사고파는 틀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교감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단 방향성을 담았다. ‘여의도’ 대신 ‘서울’이란 지역명을 배치함으로써 그룹의 대표성까지 부여했다.

    매장 구성도 다른 백화점과 차별을 뒀다. 1층은 명품관으로 꾸미고 2층에는 VIP고객을 위한 자스민 블랙 라운지 공간을 파격적으로 할애했다. 여기에 지상 3·4·5층은 패션관, 지하 2층은 Z세대를 위한 영플라자로 구성했다. 6층과 지하 1층은 식품관으로 운영한다.

    먼저 1층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구찌, 프라다, 발렌시아가, 몽클레르 등이 자리잡았다. LVMH그룹이 인수한 티파니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명품 시계 브랜드 중에는 IWC와 오메가 브라이틀링이 입점 예고됐다.

    2층에는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VIP고객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를 함께 입점시켰다. 띠어리, 준지, 르 베이지와 산드로 헬렌카민스키 골든구스 등이 입점했다.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도 선을 보였다.

    3층에는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 한섬 브랜드가 대거 출점했다. 타임, 마인, 더 캐시미어 매장이 구호와 들어섰고, 반대편에 타임옴므, 시스템옴므, 대형 타미힐피거 매장도 들어갔다. 매장 안쪽에는 폴로, 헤지스, 닥스, 라코스테, 빈폴 등 백화점의 정통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도 모두 구색을 갖췄다. 

    4층은 스포츠 매장으로 꾸려진다. 10대가 좋아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매장이 눈길을 끈다. 골프웨어존에는 코오롱FnC가 신규 론칭하는 지포어가 왁과 나란히 위치했고 타이틀리스트를 비롯해 PXG, 제이린드버그 등 인기 골프웨어가 전열을 갖췄다. 토종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와 젝시믹스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5층의 ‘사운드 포레스트’는 실제 나무를 식재한 1000평 규모의 실내 공원으로 현대백화점에서 매우 공들인 공간이다. 백화점 최초로 프리미엄 카페 브랜드 ‘블루보틀’도 들어다. 여기에 삼성과 LG의 가전제품 메가 스토어와 다이슨 등 전자제품 매장도 들어선다.

    지하 2층은 MZ세대를 위해 꾸며졌다. 국내 최초로 스웨덴 패션그룹 H&M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르켓(ARKET)’을 유치한 점도 눈에 띈다. 아르켓은 그간 해외직구로만 살 수 있던 노르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대형 나이키 스포츠 플러스와 아디다스 스타디움 매장도 문을 연다.

    반면 특급 백화점의 필수요소로 꼽히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 브랜드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측은 “브랜드와 매장 위치는 개점 이후 차후 변경될 수 있다”며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미래형 라이프스타일 백화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현대 서울’은 2㎞ 떨어진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경쟁하게 된다. 두 백화점은 영등포 상권을 지키기 위해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오픈하기 전, 선제적으로 리뉴얼을 강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점포명을 영등포점을 ‘타임스퀘어점’으로 바꾸면서, 구 단위를 넘어 서울 서남부지역 소비자를 흡수코자 했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백화점 업계로는 처음으로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배치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보여줬다. 20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영패션 전문관’을 따로 꾸미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도 전면 리뉴얼을 통해 2030세대 젊은 소비자 잡기에 집중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를 겨냥해 아동·유아전문관을 확대하고, 키즈 체험 공간도 대폭 늘린다. 세 대형 백화점이 서울 서남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구도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인근 IFC몰과도 경쟁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복합쇼핑몰과 백화점은 업태가 달라 직접 경쟁상대가 되지 않지만, 더현대서울이 ‘몰링’(Malling·복합쇼핑몰을 통해 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을 가능케 하겠다는 목표를 세움에 따라 IFC와의 경쟁도 예고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상권 내 랜드마크급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주변 상권이 다 같이 활성화된다. 더현대서울이 오픈하면서 IFC몰 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의 상호 시너지를 통해 여의도 전체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