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주총까지 사장 유지할 듯, 이후 세종대 교수 복귀 예정매각 성공보수 적정성 논란…국민혈세 들어간 적자매각 지적 정 사장 경영능력 낙제점, 美 발전소에 3천만 달러 투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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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정재욱 KDB생명 사장이 이달 임기만료에 따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정 사장은 퇴임과 함께 KDB생명 매각 성과급으로 5억원을 받을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재욱 사장은 이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세종대학교 교수로 복귀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말 정 사장의 임기가 끝나지만 내달 중순 열리는 KDB생명 주주총회까지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후임 사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주주총회 일정에 맞춰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재욱 사장은 퇴임과 별개로 KDB생명 매각 성과급으로 5억원 규모를 받을 전망이다. 매각 성과급은 퇴직금이나 일반 성과급과 별도로 지급된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생명은 지난 2019년 7월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매각할 경우 현 정재욱 사장에게 최소 5억에서 최대 30억을, 부사장에게는 그 절반을 지급하는 총 45억원의 규모의 성과보수 지급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이 헐값에 매각되더라도 매각만 성사되면 정재욱 사장에게 최소 5억원의 매각 성과급이 보장되는 구조”라며 “현재 수석부사장은 공석이라 정 사장만 5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DB생명 헐값매각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매각 성과급 지급은 적정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 부실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떠안아 운영하면서 공적자금을 총 1조원 가량 투입했다. 이후 KDB생명 매각 4번째 도전 끝에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JC파트너스는 지난해 12월 KDB생명 지분 약 93%를 2000억원에 매입하고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산은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유상증자를 제외한 실제 매각액은 2000억원에 불과해 투입금액 대비 매각 가격이 높지 않은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를 팔면서 경영진에게 매각성과급을 주는 것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매각 인센티브는 사실상 국민 혈세인 만큼 그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 사장의 경영능력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KDB생명은 정 사장 재임 기간 중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인 ‘프론테라(Frontera)’에 3000만 달러(약 330억원) 규모를 투자했는데 지난해 기준 절반 이상 손실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론테라는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1일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이 가스복합화력발전에 투자한 금액의 절반 가량이 이미 손실처리됐으며, 이대로 라면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B생명은 2018년 흑자로 전환해 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2019년에는 344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미국 투자손실이 전액 확정될 경우 한해 순이익에 맞먹는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정 사장 주도로 추진한 투자가 실패했다는 점에서 정 사장은 경영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KDB생명 측은 정 사장의 매각 성과급에 대해 "매각가액과 연동해 성과급 지급이 정해진 바 있는데, 이는 산업은행 PE(사모펀드)실과 협의된 것으로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