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19% 늘어, 가장 가파른 증가세 보여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 대출 증가율 높아저신용자 자금 수요, 대출규제 풍선효과 작용
  •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서민금융 대출이 크게 불어났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 증가율이 유독 가파른 모습을 보이며 시중은행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협 등 2금융권의 지난해 여신 잔액은 608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0% 증가했다.

    서민금융 여신은 지난 2018년 말 500조원을 돌파한 뒤 2년 사이 100조원이 불어나면서 지난해 말 600조원을 넘어섰다. 

    서민금융 대출을 취급하는 업권 중에서도 저축은행이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77조7000억원이었다.

    저축은행 중심으로 서민금융 대출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저신용자·취약계층의 생계형 자금 수요가 확대된 게 가장 주요했다.

    여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대출)' 등으로 인한 은행권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급전이 필요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넘어간 것도 연말부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지난해 은행권 여신 잔액은 1893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 증가했다. 저축은행 증가율(19.3%)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수요 폭증을 막고자 규제 강화를 주문했고, 이에 은행들이 연말부터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판매를 중단하는 등 조치를 하면서 대출 증가세가 쪼그라들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저축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렸고, 저축은행 역시 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만큼 대출 심사 기준을 일부 완화했다.

    저축은행업계가 중·저신용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전용 상품인 중금리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전체 여신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처럼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서민금융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저신용자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여신 부실화에 대비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