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1.1%↑… 1년만에 최고 상승률농축수산물 10년만에 최고↑… 파 227.5%↑·달걀 41.7%↑집세 0.9%↑, 3년 만에 최고↑… 전세 10개월 연속 오름세
  • ▲ 달걀.ⓒ연합뉴스
    ▲ 달걀.ⓒ연합뉴스
    지난달 작황 부진 등의 이유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1년 만에 최고 상승률(1.1%)을 보였다.

    밥상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신선과일과 채소는 물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명절 수요까지 겹치면서 달걀 공급이 달려 축산물 물가가 껑충 뛰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여파로 전세는 열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집값은 3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년=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올랐다. 지난해 2월(1.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부터 전 국민에게 나눠준 긴급재난지원금이 제한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세를 타고 9월 여섯달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넉달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16.2%)과 서비스(0.5%)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르고 공업제품(-0.7%), 전기·수도·가스(-5.0%)는 내렸다.

    물가 상승을 이끈 농·축·수산물은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상 여건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은 파(227.5%)를 비롯해 사과(55.2%), 달걀(41.7%), 돼지고기(18.0%), 쌀(12.9%)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농산물은 1년 전보다 21.3% 뛰었다. 2011년 1월(24.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축산물(14.4%)은 달걀이 상승을 견인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공급은 줄었으나 명절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반면 배추(-17.0%), 무(-16.7%), 전복(-7.7%), 조기(-2.9%) 등은 가격이 내렸다.

    공업제품은 석유류가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경유(-8.1%), 등유(-8.5%), 휘발유(-5.5%) 모두 내렸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전달(-8.6%)보다 내림세는 둔화했다. 보일러(10.1%), 구두(7.1%), 탄산음료(8.8%), 기능성화장품(3.8%) 등은 1년 전보다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10.3%), 지역난방비(-2.6%), 전기료(-2.1%)가 내렸다.

    서비스 부문은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공공서비스(-2.1%)는 내리고 개인서비스(1.6%)는 오른 가운데 집세(0.9%)가 또 껑충 뛰었다. 2018년 3월(0.9%)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1.2%)와 월세(0.5%) 모두 상승했다. 정부가 밀어붙인 임대차 3법 시행과 맞물려 전세는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월세는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공서비스는 외래진료비(1.8%), 국제항공료(10.4%)는 오른 반면 고등학교납입금(-93.3%)과 휴대전화료(-1.4%)가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8.1%)와 공동주택관리비(5.0%), 구내식당식사비(2.7%), 생선회(외식·(4.2%)가 올랐다. 반면 학교급식비(-51.3%)와 해외단체여행비(-5.4%), 피자(-4.3%), 애완동물 관리비(-5.5%)가 내렸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1.3% 상승에 그쳤다. 전월보다는 0.3% 올랐다.
  • ▲ 2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연합뉴스
    ▲ 2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연합뉴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0%) 급등 이후 석달 연속 0%대를 기록하며 완만한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해보다 0.3% 올랐다. 지난해 11월 0.6%, 12월 0.5%, 올 1월 0.4% 등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1.2% 상승했다. 식품(5.7%)은 오른 반면 식품 이외(-1.4%)는 내렸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1.1%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8.9%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10월(19.9%) 이후 넉달 만에 최고 상승 폭을 보였다. 생선·해산물 등 신선어개(2.1%)와 신선채소(21.3%), 신선과실(28.3%) 모두 올랐다. 전달과 비교하면 신선어개(-0.4%)는 상승세가 꺾였지만, 신선채소(13.6%)와 신선과실(5.9%)은 상승세가 여전했다.

    지역별 등락률을 보면 전남(1.5%), 부산·대구·인천·충북·전북(1.3%), 대전·경기·충남·제주(1.2%), 울산·강원·경북(1.0%), 서울·광주(0.9%) 등 모든 지역이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