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요금제 월 4~5만원대 5~9GB… 1인 사용량은 26GB온라인 요금제 아닌 중간 데이터 요금제 신설 필요한 상황이통사, 5G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요금제 다양화에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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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동통신사가 최근 출시한 '중저가 요금제'가 소비자의 체감에 크게 와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요금제' 등 요금제의 다양화 및 인하 정책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내놓은데 이어 LG유플러스와 KT도 여기에 합류했다.

    온라인 요금제는 약정·결합 조건을 없애고, 기존 요금제보다 30% 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통사가 그간 오프라인 대리점에 쓰던 마케팅 비용을 줄인 대신 온라인 요금제 가격을 내린 것이다.

    다만, 혜택은 줄어들었다. 무약정 기준 요금제인 탓에 공시지원금과 25% 선택약정할인은 받을 수 없고, 인터넷 결합이나 가족결합 등도 불가능하다. 요금제 특성상 가입 대상이 젊은 층에 한정돼 있어 보편 요금제가 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오프라인 요금제도 체감 혜택에 한계가 있다. 현재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20~40GB 데이터 구간의 요금제는 빠진 채 데이터 제공량 구간이 양극화됐기 때문이다.

    KT는 월 4만 5000원에 데이터 5GB를 주는 '5G 세이브', 월 6만 9000원에 110GB를 제공하는 '5G 심플'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도 월 4만 7000원에 6GB를 쓸 수 있는 '5G 슬림+', 월 5만 5000원 12GB를 주는 '5G 라이트+'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월 5만 50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5G슬림'이 최저 요금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6GB 수준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오프라인 중저가 요금제는 평균 월 4만~5만원대에 5~9GB를 제공하고 있다.

    월 평균 20~40GB를 쓰는 소비자들은 100GB 이상이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량 이상의 요금을 지불하면서 선택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월 4만~5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그 이상의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평균 데이터를 쓰는 사람들도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중간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지 않는 이유는 5세대(5G) 투자비 영향이 크다. 이통사들은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고가 요금제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한다.

    수요가 많지 않은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5G 중간 요금제 신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도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5G 불통 현상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5G는 상용화 2년차를 맞아 가입자가 1100만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소비자들은 보통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해 핸드폰을 구입하고 서비스에 가입한다"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도 LTE나 중저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