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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8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업체간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지 못한 업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대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 하나카드가 가장 적극적이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발목이 잡힌 하나카드는 웰컴저축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우회 진출에 나섰다.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하나카드는 웰컴저축은행과 손을 잡고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데이터 중심의 전략적 상호협력을 맺고,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활발한 데이터 교류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금융권에서 유일무이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예·적금상품 이용내역, 중/저신용자 대출이력 등 저축은행의 기본 데이터에 하나카드의 신용카드 결제정보, 가맹점 이용내역 등 카드결제 기반 데이터를 결합해 금융분야에서의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카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저축은행 디지털 손님의 소비내역 기반 카드 상품 추천 서비스와 신용평가체계의 변별력 확대도 추진한다.
두번째는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에 직접 나서기 보다는 본허가를 받은 업체에 전략적 투자에 나선 현대해상 스타일도 있다. 투자를 통해 향후 언제든 마이데이터 서비스 진출의 길을 열어둔 셈이다.
현대해상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상품을 제안하고, 보험금 청구 및 건강 분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과 손을 잡았다.
현대해상은 보맵과 디지털 기반 신규 채널 활성화, 데이터 기반 상품 공동 개발과 마케팅을 추진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보험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보맵과 스타트업 전용 단체 상해보험을 공동 개발해 출시한 바 있다.
하나카드처럼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기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중단한 삼성카드는 아직까지 독자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카드는 업무협약이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발을 걸치기 보다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독자 서비스를 고수하겠다는 얘기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관련 다른 기업들과 제휴 및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28개 업체와 손을 잡고 신사업에 뛰어들려는 기업들의 물밑 접촉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본허가를 받기 어려울 경우 협력 관계를 통해서 마이데이터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있을 수 있다”며 “각사들의 서비스 윤곽이 드러날 수록 이같은 움직임은 많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달 마이데이터 2차 예비허가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금융사 14곳, 비금융사(핀테크) 14곳 등 총 28곳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은행 5곳(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여전 6곳(국민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비씨카드, 현대캐피탈) ▲금융투자 1곳(미래에셋대우) ▲상호금융 1곳(농협중앙회) ▲저축은행 1곳(웰컴저축은행) ▲핀테크 14곳(네이버파이낸셜, 레이니스트, 보맵, 핀다, 팀윙크, 한국금융솔루션, 한국신용데이터, NHN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민앤지, 쿠콘, 핀테크, 해빗팩토리, SK플래닛) 등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이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한번에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관리 및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금융정보를 업체에 제공해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