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양극재·장비 등 2차전지 소재 및 장비 업체 주목 실적 불확실성 해소 영향, 단기적 주가 상승폭 가파르 듯 SK이노베이션 주가 재평가 전망…'상승 여력 존재' 진단
  •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이 2년 만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투자자들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증권가는 2차전지 소재 및 장비 업체를 눈 여겨 볼 것을 권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SKC는 장중 15만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벌여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해 10일(미국 현지시간) 극적 합의하면서 최대 수혜를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SKC의 동박 주요 고객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송 관련 합의를 하면서 막연하게 불안감을 줬던 수주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SKC는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 지역의 생산 기지 확보에 대한 당위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SKC가 전기차 배터리 필수 소재인 동박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면서 올해·내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전방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장악을 위한 Capex(설비투자) 경쟁 등으로 동박 수급은 현재 매우 타이트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양극재, 장비 등 2차전지 소재 및 장비업체들이 배터리 분쟁 종결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향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주가 상승폭이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이 대표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미 현지 공장을 확보했거나 추진 중인 업체들에 선별 접근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의 셀 내재화 및 신생 셀 메이커 진입, 한국 셀 메이커들의 현지 공장 건설 과정에서 소재 업체 역시 유럽 및 미국 현지 공장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며 "유럽 공장을 보유한 솔루스첨단소재, 동화기업과 건설 예정인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11일)을 앞두고 국내 배터리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생태계 내 가치사슬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다수의 생산설비에 동시에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공정 및 소재단 관련기업의 이불리로 단순 적용되는 형태보다는 전반적 센티멘탈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하루 전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사업부문별 가치 재평가가 요구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적정주가 32만원을 신규로 제시했다. 이는 SOTP(사업부문별 가치 합산) 방식에 따른 것이다. 기존 사업의 합산가치 15조5000억원에 EV 배터리 사업가치 22조원, SKIET 가치 6조원을 적용했다.

    KTB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 주가를 28만원에서 34만원으로 21.4% 상향했다.

    박일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송 비용 제거에 따른 실적 및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배터리 가치를 4조1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상향한다"며 "SK이노베이션의 SOTP을 통해 산출한 기업 가치는 총 31조원으로 현재 시가총액 대비 42.9%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