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이브방송에서 신세계면세점 도용해 화장품 등 판매신세계면세점 서둘러 공식 계정 공개하며 소비자 주의 촉구중국 내 한국 면세점 위상 올라가며 도용 피해 사례 늘어
  • ▲ 신세계면세점 중국 사이트에 올라온 공지.ⓒ신세계디에프
    ▲ 신세계면세점 중국 사이트에 올라온 공지.ⓒ신세계디에프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가 중국 ‘짝퉁’ 면세점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의 로고를 버젓이 걸고 라이브방송까지 진행하는 짝퉁 사업자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신세계면세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를 도용하는 불법 거래까지 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의 유명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라이브방송이 진행됐다. 신세계면세점의 로고를 달고 일반적 라이브커머스 형태의 방송으로 SK2 등 고급화장품을 판매하는 방송이었다.

    하지만 실제 이 방송은 신세계면세점과 무관한 중국 개인 사업자의 방송이었다. 라이브방송에서 버젓이 신세계면세점의 상표가 도용된 것이다. 신세계디에프 화장품브랜드로부터 해당 방송을 전해 듣고 존재를 인지했다고 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서둘러 해당 플랫폼 사업자에게 해당 방송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미 기차는 떠나간 뒤였다. 해당 사업자는 그 방송만으로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당시 해당 방송의 매출을 정확히 알 수는 없는데 50억원이라는 말도 있고 그 이상이라는 말도 있다”며 “해당 라이브방송 플랫폼과 논의해서 이들의 추가 방송을 막는 조치를 추진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다면 바로 법적 대응에 나설 일이지만 저작권 인식이 미미한 중국이다 보니 별 다른 형사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여기에는 중국 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유통 구조도 주효했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의 중국 사이트는 서둘러 공지를 올린 상황.

    이 공지에는 “신세계면세점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점포, 사이트, 계정만을 사용한다”며 “최근 불법 사업자, 개인사업자가 상업적 목적으로 신세계면세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공지에서 신세계면세점은 자사의 사이트명과 계정명을 모두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부터 중국 내 MZ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라이브방송을 진행해왔다. 이를 위해 신세계면세점은 찰나(刹那), 이수혜(李书慧) 등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왕홍(網紅, 인플루언서)을 라이브 방송 호스트로 섭외했을 정도. 이런 신세계면세점의 위상이 고스란히 ‘짝퉁’ 사업자의 먹잇감이 된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이 적극적으로 중국 내 라방에 뛰어들면서 쌓인 인지도와 신뢰로 인해 짝퉁 라방의 타겟이 됐던 것 같다”며 “종종 한국 면세점을 도용하는 사례가 있어왔지만 가짜 라방을 진행한 경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