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협의회 새롭게 출범, 영등포구청역 작은 사무실서 시작척박한 암환자의 삶 개선… 제도적 사각지대 개선 목표 환자 중심 의료체계·전달체계 정립 등 굵직한 안건 개입 예고
  • ▲ 김성주 한국암환자협의회 대표가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근빈 기자
    ▲ 김성주 한국암환자협의회 대표가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근빈 기자
    환자 중심 의료체계는 수년째 화두다. 패러다임 변화는 분명한데 현실로 와닿지 않는다.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생사를 오가는 암환자들의 불편과 억울함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더 커지고 있는데 마땅히 이를 대변해 줄 창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본지와 만나 “비록 작은 규모지만 작은 사무공간을 마련했고 본격적인 움직임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소외당한 암환자들을 위한 제도개선에 힘 쏟겠다”라고 밝혔다. 

    암환자권익협의회는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자리를 틀고 15일 새로이 출범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협의회 명칭을 달고 치열한 활동을 했고 약 3년 만에 사무실을 얻었다. 그간 사무공간 없이 각종 사안을 풀기 위해 뛰어다녔다. 

    요양병원 암환자 강제퇴원 조치, 본인부담상한제 실효성 문제, 엉켜버린 코로나19 방역체계 및 백신 논란 등 다양한 이슈를 쫓았다.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을 비롯해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 부처와 국회도 수없이 드나들었다.

    김 대표는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온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좋은 취지로 만났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도 한 걸음씩, 조금씩 암환자 권리보장을 위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도 식도암 환자다. 일정을 소화한 후 적절한 휴식과 치료가 필요한데 사실 그렇게 살지 못했다. 최대 고민거리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매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열정에 기름을 붓는 것은 곳곳에 산재한 ‘부당함’이다. 

    김성주 대표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암환자로 산다는 것은 매우 척박한 일”이라며 “겉으로는 보장성강화를 말하고 있지만 정작 신약은 건강보험재정 형평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기다려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사회적 입원’이라는 꼬리를 붙여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환자들은 사지로 모는 행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내 현실상 빅5병원을 중심으로 암환자 치료가 주로 이뤄져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은 인근 요양병원에 체류하면서 항암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가 이들을 재정을 축내는 파렴치한으로 보고 있다는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 속에서 암환자의 억울함이 더 커지고 있다. 분명 중증질환자임에도 제도적으로 배제되는 일을 수없이 봤고 그 증거가 남아있다. 이제 그 하나씩 그 문제들을 짚어가며 개선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환자 중심의 정책과 의료전달체계 정립이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실질적 의견을 정부에 제공하도록 하겠다”며 “암환자의 억울함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합리적 판단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